연설 현장에 기념 현판 설치, 박정희 공원 추진
박정희 대통령 방독 60주년을 맞아 이철우 경상북도 지사가 독일 뒤스부르크시를 찾았다. 이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남기지 못했던 방명록을 적고, 뒤스부르크 시장에게 기념 현판을 전달했다. 이어 뒤스부르크시로부터'박정희 공원'을 건립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60년 전인 지난 1964년 12월,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서독을 국빈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담서 1억5900만 마르크(약 4000만달러)의 차관을 확보하고, 파독광부들과 간호사들에게 "부끄럽다" "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타국에 팔려나가지 않게 하겠다"며 눈물의 연설을 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당시 박 대통령이 연설한 공회당은 인근 주민들의 체육관으로 변해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이철우 경북지사는 뒤스부르크시를 직접 찾아 기념 현판을 뒤스부르크 시장에게 직접 전달하고 공회당 주변을 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2011년부터 거론됐던 기념 현판 설치는 뒤스부르크시 내부 사정 등으로 10여년 넘게 성사되지 못했었다.
이 같은 행사는 경북도 자문관을 맡고 있는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의 제안으로 추진됐다. 김 원장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던 백영훈 박사는 지난해 10월 김 원장에게 전화해 박 대통령 방독 60주년 행사를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일주일 만에 작고했다. 이를 김 원장이 경북도 측에 제안해 올해 실현한 것이다.
이철우 지사는 "박정희 대통령 방독 당시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60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며 "파독 근로자들의 피와 땀과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 그리고 독일 정부의 지원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쇠렌 링크 뒤스부르크 시장은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도 광부"라며 "60년 전 박정희 대통령 방독 당시 남기지 못했던 골드북(방명록)을 이철우 도지사가 남겨주시길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기념 현판은 포스코에서 제작했다. 포항제철 건설이 박 대통령의 뒤스부르크 데마크철강 방문 이후 구상됐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가로 60㎝, 세로 40㎝, 두께 1㎝의 현판은 박 전 대통령이 파독 광부·간호사 앞에서 연설했던 공회당에 설치될 예정이다.
한편, 주간조선은 이날 현장에서 뒤스부르크시 측에 '주간조선 2830호'도 전달했다. 주간조선은 2830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한강의 기적 잉태의 순간들이 지워져간다' 등의 기사를 소개한 바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