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트렌드]한국ESG기준원에서 발표한 ESG 등급을 비교해본 결과 식품업계 4조 클럽 네 개사 중 유일하게 CJ제일제당만 지난해에 비해 등급이 하락했다./사진=CJ 제일제당 제공
K-푸드 인기에 힘입어 국내 식품 업계가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CJ제일제당 등 식품 대기업의 ESG 등급이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등급이 낮은 곳은 동원 F&B였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한 경영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 경쟁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기업이 경제적 이익만 쫓는 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배구조로 쇄신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목적이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있는 ESG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에서 약 800개사를 대상으로 ESG 등급을 공개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일하게 매출 4조 원을 넘긴 '4조 클럽' 소속 ▲CJ제일제당(097950) ▲동원F&B(049770) ▲대상(001680) ▲롯데웰푸드(280360)의 성적을 살펴봤다.
그래픽=김민선
CJ제일제당, 네 기업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등급 하락
지난해와 비교해, 네 개사 중 유일하게 CJ제일제당만 등급이 하락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며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식품 사업 매출 중 47.8%를 해외에서 벌어들였고, 마지막 분기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를 앞서기까지 했다. 그러나 ESG 등급은 역주행했다. 구체적으로 사회, 지배구조 분야에서 1등급씩 떨어졌다. 사회는 A+에서 A로, 지배구조는 A에서 B+로 등급이 조정됐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리포트를 보면 당시에도 지배구조는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적시돼 있다. 올해는 점수가 더 떨어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사내이사 연간 보수액을 공개하는 항목에서 세 명 중 한 명이 공시하지 않아 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5억 미만이라 의무는 아니었다"고 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전년엔 지역사회 참여·개발이 특히 점수가 낮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보다는 사회 정책 이행에 대해 일부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점이 하락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ESG 각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세부적인 노력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CJ제일제당은 전반적으로 ESG 모든 분야에서 평균보단 수준이 높았고, 업종 선도기업보다는 낮았다.
대상은 전년과 같은 등급을 유지했고, 동원 F&B는 환경 분야 등급이 B+에서 A로 상승했다. 롯데웰푸드는 환경과 지배 구조 분야 모두 B+에서 A로 등급이 상승해, 총 ESG 등급도 B+에서 A로 올랐다. <그래픽 참조>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플라스틱 용기 재질을 변경하거나 중량을 축소해 연간 607.3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게 상승 요인의 하나로 보인다.
국내 대표 식품 업계… '지배 구조' 분야 성적 저조
ESG 총 등급은 동원 F&B가 B등급으로 가장 낮았다. 나머지 세 개사는 모두 A였다. 평가를 받은 약 800개 사 ESG 등급 비율은 S(0%), A+(2%), A(19%), B+(17%), B(8%), C(29%), D(26%)였다. 동원 F&B는 지배구조에서 C등급을 받은 게 타격이 컸다. 동원 F&B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대다수 지분을 확보한 채 안정적으로 굴러가고 있다”며 “지배구조 등급이 낮게 나온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ESG기준원에서 지난해 점수를 분석한 리포트를 보면, 동원 F&B는 전반적으로 업종 선도기업보다 모든 가치가 떨어졌다. 평균보다 점수가 떨어지는 분야도 있었는데 ▲인권 ▲지속 가능한 소비 ▲정보보호·개인정보보호 ▲이해관계자소통 등이었다.
동원 F&B뿐 아니라 4조 클럽 대다수가 지배구조 점수가 낮았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다른 업계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CJ 제일제당과 대상 모두 B+로, 모든 분야 등급 중 가장 낮았다. 롯데웰푸드는 A다. 실제 지난 7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업계별 기업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이 발표됐는데, ▲CJ제일제당은 66.7% ▲동원F&B는 55.3% ▲대상은 40% ▲롯데웰푸드는 73.3%였다. 롯데웰푸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70%도 안 되는 수치로, 전반적으로 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