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찜 식감이 거칠어지는 이유는 달걀의 '응고성' 때문이다. 달걀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품인데, 단백질은 열에 취약하다. 단백질은 사슬이 3차원 구조로 뭉쳐있는 실타래 모양인데, 열을 가하면 초반엔 결합이 끊기고 풀어진다. 더 열을 가하면 점점 다른 덩어리와 뒤엉겨 물을 싫어하는 분자는 안쪽으로, 좋아하는 분자는 바깥쪽으로 나가서 새로운 결합을 형성한다. 응고되는 온도와 정도가 다 들쑥날쑥 이라 별 조치 없이 달걀찜을 만들면 거칠어지기 십상이다.
응고성을 낮추면 일관되게 부드러운 식감의 달걀찜을 만들 수 있다. 물과 설탕을 이용하면 된다. 달걀찜을 만들 때 보통 50g 달걀 한 개에 물(혹은 육수) 150g이 사용된다. 이보다 물량을 소량 늘리면 단백질 농도가 감소해 응고성도 떨어진다. 또 설탕은 단백질에 열이 처음 가해져 풀어졌을 때, 단백질과 결합해 단백질끼리 다시 결합하는 것을 방해한다. 단백질 응고성을 낮춰 더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을 유발한다. 기포 형성 능력도 감소시켜, 달걀찜에 구멍이 생기는 것도 저해한다. 물론 물과 설탕을 너무 많이 넣으면 단백질이 응고하지 못하고 허물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 소금, 식초 등은 단백질 응고성을 높이므로 소량만 사용해야 한다.
달걀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운 체에 거르면 세포막에 둘러싸여 탄력 있는 흰자와 노른자만 온전히 남고, 이물질 등은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찌기 전 섞으면서 생긴 기포도 제거해야 달걀찜 표면에 구멍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기포는 성냥불, 라이터, 젓가락 등으로 제거할 수 있다.
찔 때는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가열해야 매끈하게 응고된다. 고온에서 빨리 가열하면 변형 속도가 빠른 단백질끼리 결합하면서 거친 응고물이 형성된다. 수분이 증발하며 기공도 빠르게 생성돼 표면에 구멍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