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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찰과 중국 공안부가 조직원들을 강제 송환하는 장면/사진=지수대 제공 |
중국, 태국 등 해외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무실을 차린 뒤 피해자들로부터 68억원을 가로채고 조직원들에게 폭력까지 휘둘러 온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모씨(36) 등 3개 조직의 조직원 85명을 범죄단체 등 조직 및 사기 혐의로 검거, 이중 70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태국, 필리핀에서 사무실을 운영해 피해자 312명으로부터 68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조직 총책인 윤모씨(28)와 조직원들은 피해자로 하여금 대출을 받게 한 뒤 그 대출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조직원들은 먼저 무작위로 국내에 전화를 걸어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며 피해자에게 대출을 받도록 권유했다. 이어 "대출금을 바로 갚아 상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조직의 대포통장 계좌를 알려줘 대출금을 이체받고 잠적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피해자 한 명을 속이기 위해 조직원 최소 3명을 동원, 금융기관 대리·심사과 팀장·자금회수팀 팀장 역할을 맡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같은 범행 수법은 태국 조직 총책인 이씨로부터 전수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직 내에서는 협박과 폭력이 난무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윤씨 등은 "500만원 이상 고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 또는 "여행사 상담원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며 20대 초반 청년들을 중국에 입국시켰다. 이 중에는 미성년자 한 명도 포함됐다.
윤씨는 조직원들의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은 뒤 감시 하에서만 사적인 통화를 허용하고 "도망가면 반드시 찾아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조직원을 관리했다. 그러다 윤씨는 탈출을 시도하다 발각된 한 조직원을 가두고 폭행한 후 끓인 물을 들이부어 화상을 입히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이 비자 연장을 위해 한국으로 귀국할 때 윤씨는 "돌아오지 않을 것에 대비해 수익 절반만 주겠다"고 핑계대며 수익조차 제대로 나눠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조직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 내에서 연길, 청도 등지로 사무실을 수시로 옮겼으나 경찰과 중국 공안부의 수사망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 경찰과 협조한 중국 공안부는 지난 3월 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오른 조직원 8명을 검거해 한국으로 강제 송환하도록 도왔다.
경찰은 "한중 양국간 국제공조수사가 활성화되면서 중국 공안부가 직접 한국에 호송관 파견을 요청해왔다"며 "해외에서 활동하는 범죄단체 역시 언제든지 국제공조를 통해 검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젊은층들이 감언이설에 속아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지만 실상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또 "저금리 대출을 권유하며 개인정보를 물어볼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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