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이 막을 내리고 6세대 제품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세대인 HBM3E8단과 12단 양산에선 SK하이닉스에 밀렸지만 6세대 제품은먼저 개발해 메모리 1등 저력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6세대인 HBM4부터는 고객 맞춤형 성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에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고 있는 삼성전자가 개발 속도 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파운드리 1위인 TSMC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어 경쟁은 더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SK, 6세대HBM4 개발 경쟁
4일 업계에 따르면 6세대 HBM(HBM4) 제품은 오는 2025년 선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시장 선점을 위해 HBM4 기술 개발에 이미 뛰어든 상태다.
5세대 HBM 양산에서삼성보다 빨랐던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 양산에 이어지난달 단수를 더 높게 쌓아 용량을 늘린 12단 제품 양산에도 성공해 오는 4분기엔비디아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HBM3E 12단 이후 차세대 제품으로는6세대HBM4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는 TSMC와 협업하기로결정했다. 고객 맞춤형 성격이 더 높은 HBM4의 제품특성을 살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해 기술적인 면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8단과 12단 제품 모두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뒤늦게 테스트를 통과하더라도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제품 가격 정책과 물량 면에서 1순위 업체에 우선권을 주고 있고 나머지 2, 3위 공급업체는 1위 공급사가 제공한제품 설계나 구조 등을 뒤쫓아가도록 하고 있어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HBM3E 8단을 삼성보다 먼저 엔비디아에 납품한 미국 마이크론은관련 제품 매출이 1000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반도체 사업으로 연간 수십조원대실적을 내는삼성의 경우HBM3E 테스트 통과보다'차세대 HBM 개발을 서두르는 게 낫겠다'고 전략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현 부회장 HBM4 경쟁력 확보 위한 전열정비
삼성전자가 HBM4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5세대와 6세대간 HBM은 기술적 연결성이 낮은 별개의 제품인데다가 외부 협력업체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는 전영현 DS부문장을 중심으로 HBM4 주도권 선점을 위해 긴밀히 움직이는 분위기다.지난5월 취임한 전 부회장은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열을 재정비하는한편HBM 개발팀 구축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7월세대별로 흩어진HBM 개발인력을 모아 하나의 전담팀을 신설하고연구개발(R&D)부터 제조, 패키징, 테스트 등 각 공정 단계별 유기적 협업을강조하고 있다.그간 삼성 반도체 사업은부서 간 칸막이가 높아의사소통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이 같은 조직문화가 사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진단한 것이다.
전 부회장은 최근TSMC 출신 린준청 부사장을 앞세워 BM4 개발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HBM4부터는 고객 맞춤형 성격이 강화된다. 이로인해 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공정기술이 요구된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TSMC에서18년간 근무하며 미국 특허를 450개 이상 출원하고 3차원 패키징 기술의 토대를 마련한 린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고객사와의 관계 등 여러 변수 존재
다만 차세대 HBM 제품 개발과는 별도로 대형 고객사인 엔비디아와의 관계가 향후 사업에변수로 작용할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의 공급을 삼성보다 앞서 실행하면서제 1공급사로 유리한 고지를 이미 선점했고 관계도 긴밀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관계가 차세대 HBM 품질 테스트와 공급 조건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로서는 SK하이닉스와 개발 속도를 더 빠르게 따라가야만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이라 다소 초조한 상태로 예상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TSMC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HBM 기술 개발 외에 다양한 고객 요청에 공동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딜사이트경제TV에 "과거 삼성이 먼저 HBM을 개발했지만 상품화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5세대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긴 사례가 있듯이6세대 HBM도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어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삼성전자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면서고객사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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