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현대건설, 15년만에 맞대결
강북‘최대어’1조6000억 재개발
성수 등 알짜사업지 선점 가능성
현대, 예상공사비 868억 낮추고
한남3구역과 ‘타운조성’등 제안
삼성, 공사비 인상분 314억 부담
서울광장 6배규모 커뮤니티 약속
서울 강북권 최대어인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시공권을 둘러싸고 시공순위 1위와 2위 건설사가 피 튀기는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수주전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15년 만에 벌이는 맞대결인 데다가 공사비만 1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한남4구역을 수주할 경우 향후 압구정, 여의도, 성수 등 한강변 알짜 정비 사업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달 한남4구역 조합의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두 건설사는 혁신적인 상품뿐 아니라 공사비 인하와 금융 조달 비용 절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앞다퉈 제안하고 있다.
◇공사비 급등 국면인데 “공사비 많이 안 올리겠다” = 17일 업계에 따르면 양 시공사는 조합원들의 공사비 부담을 서로 덜어주겠다고 제안 중이다. 삼성물산은 착공 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을 최대 314억 원까지 자체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착공 전까지 물가 변동에 따라 예상되는 공사비 인상분에 대해 최대 314억 원까지 자체 부담하고 공사비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것. 예를 들어 착공 전까지 물가 인상으로 400억 원의 공사비가 증가한다면 시공사가 314억 원을 부담하고 조합은 차액인 86억 원만 부담하면 된다. 분양 면적 확대에 따른 조합 분양 수익 극대화, 필수 사업비와 사업촉진비 등 사업비 전액 최저금리 책임 조달 등 파격 사업 조건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총 공사비에 랜드마크 단지의 필수적인 내진 특등급 설계와 일반 쓰레기 이송 설비 적용을 비롯해 일반분양 발코니 확장 비용, 커뮤니티·상가 설비 시설 등 조합이 요구하는 필수 공사 항목을 포함한 약 650억 원의 비용도 반영했다. 전체 세대수를 조합이 제시한 2331가구보다 29가구 많은 2360가구로 제안했다. 일반 분양을 늘려 조합의 분양 수익을 증가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면적 환산 시 조합이 추가로 얻을 수 있는 분양 수익은 339억 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필수사업비와 사업촉진비 등 조합이 필요한 사업비에 대해 3조 원 이상을 책임지고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이 예상한 공사비보다 868억 원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 1인당 약 7200만 원씩을 아낄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사업비 전액을 CD+0.1% 책임조달하고 총 공사 기간을 49개월(본 공사 기간 43개월)로 하고 아파트·상가 미분양 시 100% 대물변제 등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또 조합원 권리와 이익보장을 위해 5대 확약서를 날인·제출했다. 확약서는 책임준공 확약서, 사업비 대출 금리 확약서, 아파트·상가 대물인수 확약서, 공사도급계약 날인 확약서, 대안설계 인허가 책임 및 비용부담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혁신적인 상품성 = 삼성물산은 모든 조합원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시했다.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한강 변에 배치된 4개 동에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의 디자인을 적용해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삼성물산은 해당 디자인으로 정비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6배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도 약속했다. 삼성물산은 한남 4구역을 수주해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래미안타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용산공원 남쪽에는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서쪽에는 한강로2가 래미안용산더센트럴이 있고, 북쪽의 남영2구역은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도 ‘디에이치 타운’을 제안했다. 이미 한남3구역을 수주한 만큼 일대를 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건설은 2004년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자하 하디드와 협업한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했다. ‘곡선의 여왕’으로 불리는 하디드는 2007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했다. 디에이치 한강은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하기 위해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사용한다. 기존 51개 동에서 22개 동을 줄여 29개 동으로 건축한다. 가구 간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중대형 평형(1318채)에는 테라스 특화 평면(돌출형·오픈형·포켓형)을 적용한다. 현대건설은 또 프리미엄 테라스와 커뮤니티를 제안했다. 중대형 평형 전 세대에 적용돼 모든 조합원이 테라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텝, 돌출, 오픈, 포켓, 펜트, 트리플 테라스 등 6가지 유형의 테라스를 제안했다. 획일적인 설계에서 벗어나, 조합원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공사비 분쟁·시공사 출혈 요인 우려도 = 다만 두 시공사가 내세운 조건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가 상당하다. 지나친 수주 경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자재 값 상승과 환율 급등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 중인데도 양 사 모두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보다 낮은 금액을 입찰가로 써냈다. 양 사가 제안한 상품은 향후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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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등 알짜사업지 선점 가능성
현대, 예상공사비 868억 낮추고
한남3구역과 ‘타운조성’등 제안
삼성, 공사비 인상분 314억 부담
서울광장 6배규모 커뮤니티 약속
서울 강북권 최대어인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시공권을 둘러싸고 시공순위 1위와 2위 건설사가 피 튀기는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수주전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15년 만에 벌이는 맞대결인 데다가 공사비만 1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한남4구역을 수주할 경우 향후 압구정, 여의도, 성수 등 한강변 알짜 정비 사업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달 한남4구역 조합의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두 건설사는 혁신적인 상품뿐 아니라 공사비 인하와 금융 조달 비용 절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앞다퉈 제안하고 있다.
◇공사비 급등 국면인데 “공사비 많이 안 올리겠다” = 17일 업계에 따르면 양 시공사는 조합원들의 공사비 부담을 서로 덜어주겠다고 제안 중이다. 삼성물산은 착공 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을 최대 314억 원까지 자체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착공 전까지 물가 변동에 따라 예상되는 공사비 인상분에 대해 최대 314억 원까지 자체 부담하고 공사비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것. 예를 들어 착공 전까지 물가 인상으로 400억 원의 공사비가 증가한다면 시공사가 314억 원을 부담하고 조합은 차액인 86억 원만 부담하면 된다. 분양 면적 확대에 따른 조합 분양 수익 극대화, 필수 사업비와 사업촉진비 등 사업비 전액 최저금리 책임 조달 등 파격 사업 조건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총 공사비에 랜드마크 단지의 필수적인 내진 특등급 설계와 일반 쓰레기 이송 설비 적용을 비롯해 일반분양 발코니 확장 비용, 커뮤니티·상가 설비 시설 등 조합이 요구하는 필수 공사 항목을 포함한 약 650억 원의 비용도 반영했다. 전체 세대수를 조합이 제시한 2331가구보다 29가구 많은 2360가구로 제안했다. 일반 분양을 늘려 조합의 분양 수익을 증가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면적 환산 시 조합이 추가로 얻을 수 있는 분양 수익은 339억 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필수사업비와 사업촉진비 등 조합이 필요한 사업비에 대해 3조 원 이상을 책임지고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이 예상한 공사비보다 868억 원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 1인당 약 7200만 원씩을 아낄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사업비 전액을 CD+0.1% 책임조달하고 총 공사 기간을 49개월(본 공사 기간 43개월)로 하고 아파트·상가 미분양 시 100% 대물변제 등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또 조합원 권리와 이익보장을 위해 5대 확약서를 날인·제출했다. 확약서는 책임준공 확약서, 사업비 대출 금리 확약서, 아파트·상가 대물인수 확약서, 공사도급계약 날인 확약서, 대안설계 인허가 책임 및 비용부담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혁신적인 상품성 = 삼성물산은 모든 조합원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시했다.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한강 변에 배치된 4개 동에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의 디자인을 적용해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삼성물산은 해당 디자인으로 정비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6배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도 약속했다. 삼성물산은 한남 4구역을 수주해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래미안타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용산공원 남쪽에는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서쪽에는 한강로2가 래미안용산더센트럴이 있고, 북쪽의 남영2구역은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도 ‘디에이치 타운’을 제안했다. 이미 한남3구역을 수주한 만큼 일대를 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건설은 2004년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자하 하디드와 협업한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했다. ‘곡선의 여왕’으로 불리는 하디드는 2007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했다. 디에이치 한강은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하기 위해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사용한다. 기존 51개 동에서 22개 동을 줄여 29개 동으로 건축한다. 가구 간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중대형 평형(1318채)에는 테라스 특화 평면(돌출형·오픈형·포켓형)을 적용한다. 현대건설은 또 프리미엄 테라스와 커뮤니티를 제안했다. 중대형 평형 전 세대에 적용돼 모든 조합원이 테라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텝, 돌출, 오픈, 포켓, 펜트, 트리플 테라스 등 6가지 유형의 테라스를 제안했다. 획일적인 설계에서 벗어나, 조합원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공사비 분쟁·시공사 출혈 요인 우려도 = 다만 두 시공사가 내세운 조건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가 상당하다. 지나친 수주 경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자재 값 상승과 환율 급등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 중인데도 양 사 모두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보다 낮은 금액을 입찰가로 써냈다. 양 사가 제안한 상품은 향후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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