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석인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임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과거 사례가 있다며 임명에 무게를 실은 까닭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상황 속 한 권한대행의 임명 권한을 두고 '입씨름'을 이어가는 여야 간 갈등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펼치는 데 대해 "예전 황교안 권한대행 때 임명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헌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자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황교안 총리는 2017년 3월 29일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선애 변호사를 임명한 바 있다. 이는 이 전 재판관이 그해 3월13일 임기가 만료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탄핵안이 인용되기 전까지는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면서 탄핵 지연작전이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헌재가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여야 간 공방은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회 몫인 헌법재판관 3명 임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대통령이 임명한 9명의 헌법재판관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고, 3명은 국회가 선출한 뒤 대통령이 임명한다. 나머지 3명은 대통령이 바로 지명하고 임명할 수 있다. 현재 국회 몫의 3명이 공석인 상태로, 헌법재판관은 6명뿐이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심리는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인용되는 만큼, 지금으로선 단 한 명만 반대해도 기각된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물은 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조한창(65·18기) 변호사다. 민주당은 정계선(55·27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61·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추천했다. 이들은 청문회를 거쳐 이르면 이달 안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공보관은 이날 탄핵 심판 절차 진행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공보관은 "전날(16일) 탄핵 심판 청구 접수 통지와 답변서 및 의견서 요구, 준비 절차 회부 결정, 준비 절차 기일 통지와 출석 요구를 모두 발송했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국회의장, 법무부 장관은 모두 송달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은 송달 중"이라며 "대통령의 답변서와 국회의장, 법무부 장관의 의견서는 통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윤 대통령에게 오는 23일까지 탄핵 심판 답변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공보관은 "구체적으로 대통령 비서실에 인편으로 전달했고 행정관이 이를 수령했다"면서 "접수증을 받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관련한 변론에 대해선 "생중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 준비 기일은 오는 27일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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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기자 bakjunyou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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