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파면 녹화공작 진상규명 국민행동’ 회원들이 지난 9월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공익제보를 한 이재범 녹화·선도공작 의문사진상규명대책위 간사를 개인정보유출 피의자로 조사하고 있는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경찰이 김순호 초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의 과거 ‘프락치’ 활동에 관한 존안자료 유출 혐의로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원회(대책위)’ 관련자를 검찰에 넘겼다.
1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전날 이재범 전 대책위 간사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씨는 김 전 국장의 존안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지난 8월 입건됐다. 2022년 진보성향 단체들은 김 전 국장이 운동권 동료를 군·경에 밀고했다는 ‘밀정’ 의혹을 제기하고, 그 과정에서 그의 프락치 활동 의혹이 담긴 국군보안사령부 존안자료가 언론에 보도됐다. 이에 김 전 국장은 “자료 유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며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씨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비상계엄을 도모할 정도로 편향된 정권에서 내부 고발자들을 대상으로 가혹한 수사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김 전 국장 밀정 의혹 제보로 ‘2024년 올해의 호루라기상’을 수상했다.
이씨는 앞서 낸 입장문에서 “정부가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고 김씨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그의 녹화공작 존안자료 존재를 확인했고, 밀정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받는 그의 적극적인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김씨는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권리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과거 청산을 위해 본인이 직접 자료제출 등을 통해 직접 소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호 파면·녹화공작진상규명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공익제보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하려는 경찰의 행위는 본말전도”라고 비판해왔다. 이들은 김 전 국장이 개인정보라고 주장하는 존안자료는 오히려 국가폭력을 입증할 수 있는 공적인 가치를 가진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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