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문제 시급한데···' 여야, 국정안정협의체 구성 두고 신경전

머니투데이 원문 기사전송 2024-12-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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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17. photo@newsis.com /사진=권창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로 민생 법안 처리와 경제 현안 대응이 멈춰선 가운데 여야가 국정안정협의체(여야정 협의체) 구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협의체 구성 주도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참여 여부를 두고 여야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어 본격 출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 간 협의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당 대표급 협의체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의체에는) 양당의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며 "국정을 안정시켜야 하는 역할이지 원내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협의체에 당 대표, 원내대표가 참석하는지는 직접 만나서 논의할 일이지 고집부리면서 싸울 일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참석자가 아닌 국민"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응답하지 않은 채 정치공세만 펴고 있는데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오늘이라도 즉시 만나서 협의체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권 권한대행은 이 대표가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권 권한대행은 "민생과 안보 협의를 위한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했으나 이 대표가 제안했던 양당 대표가 아닌, 양당 원내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민주당과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권 권한대행이 협의체 참여자를 원내대표급으로 낮추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국란이 벌어지는 엄중한 상황을 아직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당 대표급의 업무를 배제하고 일상적인 업무로 한정시켜 모면해보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협의체의 출범 자리에는 이 대표가 참석하고 입법 등 실무를 논의하는 과정에는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권한대행도 "참고로 국회의장은 여야정협의회 논의 때 첫 참석은 당 대표가 하고 실무협의는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이 참여해 주요 현안을 논의하면 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원내대표도 "원내 의사처리를 위해 원내대표가 함께할 수는 있다"고 했으나 "협의체는 양당 대표와 대통령 권한대행, 국회의장이 함께하는 비상 협의체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17. photo@newsis.com /사진=권창회

우여곡절 끝에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작지 않다. 국방부·행정안전부 장관 임명,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 공포 여부 등과 관련해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임명권을 한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도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을 향해 오는 24일까지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포하고 비상계엄 상설특검 후보의 추천 의뢰를 마치지 않을 경우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즉각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협의체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권한대행에 대해 탄핵이 추진되면 대통령 권한대행직은 다음 순위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넘어간다.

다만 여야 모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과 무관하게 민생경제를 위한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협의체가 일단 출범하면 입법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우 의장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70여개 민생, 무쟁점 법안이 계류돼있다"며 "최대한 많이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당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에서 빠르게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 86건을 추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23일부터 국회 본회의와 각 상임위원회를 '풀가동'해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민생법안 86건에 대해서는 "여야 이견이 많지 않은 법안들로 빠르게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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