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동조 여부 가리기 위해 규명돼야 할 의문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다른 국무위원들에 비해 윤 대통령과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국무회의 소집을 요청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긴급한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았을 지시, 그것의 이행 여부 등은 대부분 드러나지 않고 있다. 내란죄로 고발당한 한 권한대행의 내란 동조 여부를 가리기 위해 규명돼야 할 지점이다.
지난 11일과 1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한 권한대행은 3일 오후 8시40분쯤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준비 사실을 처음 들었고 자신은 거듭 윤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계엄이 선포되기까지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의 집무실에 들어갔고 계엄 해제 당일인 4일 여당 중진 의원들과 함께 윤 대통령을 만났지만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3일 밤 9시가 넘은 시각 한 권한대행은 국무위원들을 대통령실 청사로 불러모았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엄을 정말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계엄 발령의 법적 요건인 국무회의 소집을 아예 하지 않았어야 한다”며 동조 의혹을 제기했다. 계엄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한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많은 각료가 와서 대통령께 이 계엄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씀드리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 권한대행은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는 국무회의로 규정하기도 어려웠고 부서 등의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법이냐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 질문에는 “공식적인 수사 과정을 거쳐서 (규명될 것)”라고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를 전후로 한 권한대행에게 긴급 지시를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각 윤 대통령으로부터 부처 행동 지침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당시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로서 국가 비상 상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국회에서 “문서를 받은 부처가 있으면 손들어달라”고 했을 때 한 권한대행은 손을 들지 않았다.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안을 의결한 뒤 한 권한대행이 정부서울청사를 출발하기까지 약 1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청사에서 계엄군의 국회 진입 상황 등을 지켜본 한 권한대행은 새벽 1시쯤 계엄 해제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2시쯤 국무위원들에게 대통령실로 소집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 사이 1시간 동안 윤 대통령과 통화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임미애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안 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민이 초조하게 기다리던 시간에 총리께서 상황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안이하다”고 했다.
비상계엄 국무회의 참석자로서 경찰 조사를 받은 한 권한대행은 피고발인 신분으로 추가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한 권한대행 탄핵 사유에는 12·3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를 소집해 내란에 동조했다는 점도 포함됐다. 조국혁신당 의원 전체는 이날 한 총리 탄핵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수사본부는 내란죄 피의자 한덕수 총리를 비공개 출장 조사 했다. 이런 특혜성 조사를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며 “즉각 한덕수 총리를 공개 소환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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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2023년 3월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다른 국무위원들에 비해 윤 대통령과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국무회의 소집을 요청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긴급한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았을 지시, 그것의 이행 여부 등은 대부분 드러나지 않고 있다. 내란죄로 고발당한 한 권한대행의 내란 동조 여부를 가리기 위해 규명돼야 할 지점이다.
지난 11일과 1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한 권한대행은 3일 오후 8시40분쯤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준비 사실을 처음 들었고 자신은 거듭 윤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계엄이 선포되기까지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의 집무실에 들어갔고 계엄 해제 당일인 4일 여당 중진 의원들과 함께 윤 대통령을 만났지만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3일 밤 9시가 넘은 시각 한 권한대행은 국무위원들을 대통령실 청사로 불러모았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엄을 정말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계엄 발령의 법적 요건인 국무회의 소집을 아예 하지 않았어야 한다”며 동조 의혹을 제기했다. 계엄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한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많은 각료가 와서 대통령께 이 계엄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씀드리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 권한대행은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는 국무회의로 규정하기도 어려웠고 부서 등의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법이냐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 질문에는 “공식적인 수사 과정을 거쳐서 (규명될 것)”라고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를 전후로 한 권한대행에게 긴급 지시를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각 윤 대통령으로부터 부처 행동 지침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당시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로서 국가 비상 상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국회에서 “문서를 받은 부처가 있으면 손들어달라”고 했을 때 한 권한대행은 손을 들지 않았다.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안을 의결한 뒤 한 권한대행이 정부서울청사를 출발하기까지 약 1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청사에서 계엄군의 국회 진입 상황 등을 지켜본 한 권한대행은 새벽 1시쯤 계엄 해제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2시쯤 국무위원들에게 대통령실로 소집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 사이 1시간 동안 윤 대통령과 통화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임미애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안 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민이 초조하게 기다리던 시간에 총리께서 상황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안이하다”고 했다.
비상계엄 국무회의 참석자로서 경찰 조사를 받은 한 권한대행은 피고발인 신분으로 추가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한 권한대행 탄핵 사유에는 12·3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를 소집해 내란에 동조했다는 점도 포함됐다. 조국혁신당 의원 전체는 이날 한 총리 탄핵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수사본부는 내란죄 피의자 한덕수 총리를 비공개 출장 조사 했다. 이런 특혜성 조사를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며 “즉각 한덕수 총리를 공개 소환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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