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국가보훈부가 군인의 사망사고에 따른 예우·지원과 관련한 제도를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권고를 대부분 불수용했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과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권고한 군인의 사망사고에 따른 예우·지원 관련 11개의 권고에 대해 1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일부만 수용하거나 불수용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인권위는 2022년 실시한 ‘군 사망·부상사고 발생 시 장병 권리보장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군 복무 중 사망자’를 중심으로 한 예우·지원 관련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해 권고한 바 있다. 국방부 장관에게는 △군인사법에 따른 순직유형 구분을 정비하고 순직 인정 예외 사유를 축소할 것 △모든 일반사망 병사(자해사망 병사 포함)의 유가족에게 동일 금액의 사망위로금을 지급할 것 △전공사상(전상, 공상, 비전공상 통칭) 및 재해보상 관련한 장병 교육 의무 조항을 신설할 것 △군인연금법·군인재해보상법상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유족의 범위에 형제자매를 포함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중 국방부 장관은 ‘전공사상‧재해보상 관련 장병 교육 의무조항 신설’과 관련해서만 수용 의사를 밝혔다. 순직Ⅱ형(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과 순직Ⅲ형(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등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사람)을 통합하는 등 순직유형 구분 제도 정비 등 2개의 권고는 일부 수용 회신했다. 일반사망 병사의 유가족에게 동일 금액의 사망위로금 지급 등 나머지 3개는 불수용했다.
인권위는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일반사망자도 심의를 거쳐 국립묘지에 안장될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 마련 △국방부 전공사상 심사와 보훈부 보훈심사를 통합하거나 상호 연계하는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으나, 모두 불수용됐다.
인권위는 국방부와 국가보훈부가 인권위의 권고를 대부분 불수용한 데 유감을 표하며,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위해 헌신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군인이 국가로부터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인권위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를 바란다며 관련 내용을 공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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