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월 20일 두 번째 임기 시작
시진핑과도 2018년 이후 무역 재대결
中 수입품에 60%+10% 관세 폭탄 예고
세계 물가 치솟고 금리·환율 변동 확대
美中 비중 감안시 세계 성장 타격 불가피
시진핑과도 2018년 이후 무역 재대결
中 수입품에 60%+10% 관세 폭탄 예고
세계 물가 치솟고 금리·환율 변동 확대
美中 비중 감안시 세계 성장 타격 불가피
올해 1월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을 앞두고 전 세계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이슈 중 하나는 미중 갈등이다. 첫 집권기 동안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주석과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였던 만큼 이번에도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재점화될지 여부에 각국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G2의 갈등은 당사자뿐 아니라 전 세계에 연쇄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조선비즈는 G2 대결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 금융·외교·산업 등 각 분야에 걸쳐 분석해 본다.[편집자 주]
“우리는 관세와 무역이 다음 임기 초반의 주요 목표라는 트럼프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2025년 경제와 자본 시장 모두에서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흥미로운 거래 기회도 있겠지만, 순탄한 길로만 갈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케이트 무어 블랙록 테마 전략 책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백악관에서 두 번째 취임 선서를 한다. 이를 기다리는 전 세계 경제계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트럼프는 첫 번째 임기에 이어 다시 한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무역을 비롯한 각종 제재의 칼날을 휘두를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할 2025년이 밝았다.
◇ 중국에 60% 이상 관세 폭탄… 인플레 심화하고 금리 인하 속도↓
트럼프의 공약 중 전 세계를 뒤흔들 파급력을 가진 정책은 단연 관세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매기고, 중국산 수입품엔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재집권이 확정된 이후엔 20일 취임과 동시에 캐나다·멕시코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기존 관세율에 10%를 추가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1980년대부터 관세 인상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보호무역 예찬론자’다. 그가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초점은 중국에 맞춰져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두 번째 무역 전쟁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먼저 세계 물가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세계 수출에서 2023년 기준 14%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국이다. 세계 공급망을 꽉 쥐고 있는 중국을 건드리는 만큼 물가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현재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제품의 62%는 평균 16%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트럼프의 관세 인상으로 미국 소비자의 연간 비용이 2600달러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PIIE는 “현재로선 트럼프가 새 관세를 어떻게 시행할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새로운 관세가 미국에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PIIE는 “중국에 대한 60% 관세는 국제 상품 시장에도 거대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는 2018년 첫 번째 미중 무역 전쟁 당시 미국과 중국이 ‘눈에는 눈’ 식으로 치고받기를 하면서 증명된 바 있다. 애플은 당시 제품 제조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이때 수백억달러를 들여 인도로 공급망을 분산했음에도 품질이 확보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을 지은 배경에도 미중 무역 전쟁이 있다. 왕펑 중국인민대 중국대외전략연구센터 부주임은 최근 중국석화(시노펙) 뉴스레터를 통해 “2018년 (미중) 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심각한 혼란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향후 거래에 대한 기업의 기대도 약화시켰다”고 했다. 기업 입장에선 이같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세계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CNN은 “많은 경제학자들은 다른 국가들이 (트럼프 관세에) 대응해 미국 수입품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해 해외에서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나선 데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최대 프라이빗뱅크인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윈씬 시장 전략 글로벌 책임자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고조될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을 고려하면, (연준은) 앞으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 中, 관세 대응해 위안화 가치 낮출까… 주식 변동성도 극심
미국과 중국이 주고받는 관세 폭탄의 불똥은 외환 시장에도 떨어질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미국이 부과한 60% 관세를 완전히 상쇄하려면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18% 낮아져야 하고, 그렇게 되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8.5위안이 될 것”이라며 “이는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보지 못한 수준”이라고 했다. 현재 달러당 위원화 환율은 7위안대 초반이다.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위안화가 7위안가량에서 8.5위안까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낮아진다는 의미이고,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난다. 달러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하는 것, 무역 전쟁에 따라 중국 등의 경제는 침체하고 미국 경제만 순항하는 것도 ‘킹달러’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야말로 통화 전쟁이다.
트럼프 첫 번째 임기 때도 통화 부문 혼란이 극심했다. 미국의 관세 공격에 중국은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 10% 약세를 기록하는 것을 용인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1994년 이후 25년 만인 2019년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이다. 미국은 환율조작국에 시정을 요구하다 1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으면 미 기업 투자 제한 등 제재에 나설 수 있다. 이후 5개월 뒤 미국이 중국과 무역 합의를 이루면서 환율조작국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환율이 요동치는 동안 중국의 많은 기업들은 달러 표시 채권으로 인한 부담에 떨어야 했고,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과 일본 등 제조업 국가도 피해를 입었다. 올해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중국은 관세 인상에 대비해 2025년 위안화 약세 허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식 시장도 평화롭기 어렵다. 인플레이션 심화, 환율 변동 등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처럼 타격이 큰 국가들은 주식 시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극심할 수밖에 없다. 2018년 중국 본토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연간 24% 넘게 하락한 바 있다. 이같은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11월 한 달간 중국 자본 시장에서 유출된 자금은 457억달러(약 67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경기 호황이라 주식 시장이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S&P 500 지수의 올해 목표가를 7000으로 잡았다. 현 수준보다 15%가량 높은 수준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투자자들도 미중 무역 전쟁에 대비가 돼 있다는 점은 과거와 다른 요인이다.
◇ 경제 대국 美中이 받는 타격, 고스란히 세계로
트럼프와 시진핑의 대결은 결국 세계 경제를 주저앉힐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3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과 중국의 비중은 각각 26%, 18%로 1, 2위를 차지했다. 두 대국 간 무역 전쟁은 세계 성장의 주요 동력인 상품 교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 당장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국 수출이 0.9%(달러 금액 기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고, UBS와 노무라는 0%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물가부터 금리, 환율, 주식까지 각 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도 세계 경제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25년 3.0%, 2026년 2.9%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의 강경한 무역 정책으로 인한 경제 성장의 저해가 2026년에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은 2018년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전보다 경제 기초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섰고, 지방 정부는 극심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내수는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 부진은 전 세계의 충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의 한원슈 부주임은 지난해 12월 ‘2024~2025년 중국경제 연례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2024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약 5%로 세계 경제성장에 대한 공헌도가 30%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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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윤정 특파원 fact@chosunbiz.com
“우리는 관세와 무역이 다음 임기 초반의 주요 목표라는 트럼프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2025년 경제와 자본 시장 모두에서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흥미로운 거래 기회도 있겠지만, 순탄한 길로만 갈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케이트 무어 블랙록 테마 전략 책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백악관에서 두 번째 취임 선서를 한다. 이를 기다리는 전 세계 경제계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트럼프는 첫 번째 임기에 이어 다시 한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무역을 비롯한 각종 제재의 칼날을 휘두를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할 2025년이 밝았다.
그래픽=손민균
트럼프의 공약 중 전 세계를 뒤흔들 파급력을 가진 정책은 단연 관세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매기고, 중국산 수입품엔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재집권이 확정된 이후엔 20일 취임과 동시에 캐나다·멕시코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기존 관세율에 10%를 추가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1980년대부터 관세 인상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보호무역 예찬론자’다. 그가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초점은 중국에 맞춰져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두 번째 무역 전쟁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먼저 세계 물가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세계 수출에서 2023년 기준 14%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국이다. 세계 공급망을 꽉 쥐고 있는 중국을 건드리는 만큼 물가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현재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제품의 62%는 평균 16%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트럼프의 관세 인상으로 미국 소비자의 연간 비용이 2600달러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PIIE는 “현재로선 트럼프가 새 관세를 어떻게 시행할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새로운 관세가 미국에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PIIE는 “중국에 대한 60% 관세는 국제 상품 시장에도 거대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는 2018년 첫 번째 미중 무역 전쟁 당시 미국과 중국이 ‘눈에는 눈’ 식으로 치고받기를 하면서 증명된 바 있다. 애플은 당시 제품 제조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이때 수백억달러를 들여 인도로 공급망을 분산했음에도 품질이 확보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을 지은 배경에도 미중 무역 전쟁이 있다. 왕펑 중국인민대 중국대외전략연구센터 부주임은 최근 중국석화(시노펙) 뉴스레터를 통해 “2018년 (미중) 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심각한 혼란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향후 거래에 대한 기업의 기대도 약화시켰다”고 했다. 기업 입장에선 이같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세계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CNN은 “많은 경제학자들은 다른 국가들이 (트럼프 관세에) 대응해 미국 수입품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해 해외에서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나선 데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최대 프라이빗뱅크인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윈씬 시장 전략 글로벌 책임자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고조될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을 고려하면, (연준은) 앞으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주고받는 관세 폭탄의 불똥은 외환 시장에도 떨어질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미국이 부과한 60% 관세를 완전히 상쇄하려면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18% 낮아져야 하고, 그렇게 되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8.5위안이 될 것”이라며 “이는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보지 못한 수준”이라고 했다. 현재 달러당 위원화 환율은 7위안대 초반이다.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위안화가 7위안가량에서 8.5위안까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낮아진다는 의미이고,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난다. 달러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하는 것, 무역 전쟁에 따라 중국 등의 경제는 침체하고 미국 경제만 순항하는 것도 ‘킹달러’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야말로 통화 전쟁이다.
트럼프 첫 번째 임기 때도 통화 부문 혼란이 극심했다. 미국의 관세 공격에 중국은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 10% 약세를 기록하는 것을 용인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1994년 이후 25년 만인 2019년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이다. 미국은 환율조작국에 시정을 요구하다 1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으면 미 기업 투자 제한 등 제재에 나설 수 있다. 이후 5개월 뒤 미국이 중국과 무역 합의를 이루면서 환율조작국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환율이 요동치는 동안 중국의 많은 기업들은 달러 표시 채권으로 인한 부담에 떨어야 했고,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과 일본 등 제조업 국가도 피해를 입었다. 올해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중국은 관세 인상에 대비해 2025년 위안화 약세 허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식 시장도 평화롭기 어렵다. 인플레이션 심화, 환율 변동 등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처럼 타격이 큰 국가들은 주식 시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극심할 수밖에 없다. 2018년 중국 본토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연간 24% 넘게 하락한 바 있다. 이같은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11월 한 달간 중국 자본 시장에서 유출된 자금은 457억달러(약 67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경기 호황이라 주식 시장이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S&P 500 지수의 올해 목표가를 7000으로 잡았다. 현 수준보다 15%가량 높은 수준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투자자들도 미중 무역 전쟁에 대비가 돼 있다는 점은 과거와 다른 요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EPA 연합뉴스
트럼프와 시진핑의 대결은 결국 세계 경제를 주저앉힐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3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과 중국의 비중은 각각 26%, 18%로 1, 2위를 차지했다. 두 대국 간 무역 전쟁은 세계 성장의 주요 동력인 상품 교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 당장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국 수출이 0.9%(달러 금액 기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고, UBS와 노무라는 0%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물가부터 금리, 환율, 주식까지 각 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도 세계 경제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25년 3.0%, 2026년 2.9%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의 강경한 무역 정책으로 인한 경제 성장의 저해가 2026년에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은 2018년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전보다 경제 기초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섰고, 지방 정부는 극심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내수는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 부진은 전 세계의 충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의 한원슈 부주임은 지난해 12월 ‘2024~2025년 중국경제 연례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2024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약 5%로 세계 경제성장에 대한 공헌도가 30%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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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윤정 특파원 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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