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세월호 10년' 지났지만 재난보도 오보-개인정보 노출 여전
[손병관 기자]
1) '최상목 성토대회장' 된 2024 마지막 국무회의
2024년의 마지막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정계선 조한창 후보자 2명을 전격 임명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인용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이어서 해가 바뀐 후에도 시끄럽다. 최상목이 이 같은 결정을 발표한 국무회의장도 시끄러웠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사표를 냈고,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들이 사표를 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조선일보가 2일자 3면에 참석자들의 전언을 바탕으로 국무회의에서 오간 발언들을 재구성했다.
최상목은 김문수 노동장관과 김태규가 자신의 결정에 찬성할 수 없다는 취지로 얘기하자 "무안공항 사고만 아니면 헌법재판관 임명 발표하고 나서 사퇴하려고 했다. 발언이 다 기록되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러나 김태규는 "최 대행이 사직하려고 했다면, 사직하는 것이 맞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상목이 내란-김건희 특검법 재의 요구안을 의결하고 국무회의 종료를 선언한 뒤에도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최상목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한덕수 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를 결정한 것이 법에 맞는 결정이다.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가 헌재에서 기각될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고,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도 "한 총리 탄핵소추는 정족수 논란이 있다. 권한 행사가 대단히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목과 같은 기획재정부 출신의 김완섭 환경장관이 "사무실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분위기만 과열됐다.
김태규는 "야당의 잇따른 방통위원장 탄핵으로 방통위가 1년 넘게 마비 상태"라며 흥분한 것에 사과했고, 조태열 외교장관은 "우리가 한 총리의 고충을 알기 때문에 한 총리도 혼자 결단했지만 아무도 뭐라고 안 했던 것"이라며 "권한대행이 책임지는 자리에서 책임지고 가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자리를 정리했다.
2) '버려진 옷'들이 인도로 가는 이유
한겨레가 신년기획으로 전국 곳곳에 있는 수거함에 버려지는 '헌 옷'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기사를 냈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유명인사들로부터 '버리려고 했던 옷'을 기부 받은 뒤 의류나 신발, 가방 사이에 스마트태그 위치추적기를 집어넣고 재봉틀로 박음질해 153점으르 내놓았다. 그리고 헌 옷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이중 스웨터 5벌이 국내 헌 옷 수출업체로 향했다가 선박으로 인천항을 떠나 11월경 인도 북부에 있는 파니파트로 이동했다.
파니파트는 역사적으로 인도 내에서 직물 산업으로 유명했는데, 1990년대부터 세계 각국(주로 선진국)의 헌 옷을 수입해 재활용하면서 아시아 최대섬유 재활용 허브로 부상했다. 전 세계에서 하루 250t의 헌 옷이 밀려온다.
수입된 옷은 일부 소매상에 판매되고 남은 옷은 재활용 공장으로 가지만, 재활용 가치가 없는 옷들은 버려진다. 일부는 물건을 원재료보다 낮은 품질의 물건으로 바꾸는 '다운 사이클링' 작업을 통해 카펫, 커튼, 담요 등으로 재생된다.
파니파트는 헌 옷들을 모아 연간 3억 달러(약 4415억원) 상당의 재활용 제품을 만든다. 그러나 섬유를 소각로에 넣어 연료로 쓰거나 덤프야드 등에서 불법 소각하며 발생한 오염 탓에 수질과 대기오염이 심각해졌다. 주정부가 공장의 불법 소각과 폐수 방류를 금지하곤 있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한겨레 기자들이 파니파트에 머무른 4일 내내 매캐한 탄 내가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한다.
한겨레는 " '기부든 헐값이든, 저소득층이 많은 나라에서는 헌 옷을 잘 입겠지'라는 생각은 선진국 사람들의 착각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될 거라는 기대로 헌 옷을 죄책감 없이 의류수거함에 넣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썼다. 한겨레의 시리즈 기사는 2회 더 이어진다.
3) '세월호 10년' 지났지만 재난보도 오보-개인정보 노출 여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났다. 1일에는 유족들이 처음으로 사고현장을 찾았고, 사고원인을 풀어줄 블랙박스의 데이터 추출 작업도 한창이다.
한국기자협회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했는데, 제주항공 참사는 10년 만에 이 준칙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점검하는 장이기도 했다. 한국일보가 오보와 개인정보 노출 등 참사 당일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YTN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57분 "기장과 승무원 등 6명 구조…부상자 파악 중"이라는 내용의 속보를 냈고, 연합뉴스도 같은 날 오전 10시 58분 '[속보]여객기 사고 현재 구조 3명·사망 28명'이라고 보도했다. 소방당국이 발표한 공식 생존자는 2명이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교수는 "재난 보도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닌데도 언론이 계속 피해자 수와 사고 원인을 섣불리 추측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사고 당일 인근에서 가게를 하는 자영업자가 사고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MBC는 당일 오전 10시쯤 뉴스특보에서 제보받은 참사 영상을 보도하면서 폭발 장면을 그대로 노출했고, 이는 소셜미디어나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됐다.
MBC 관계자는 "급박한 특보 초기에 제보 영상을 그대로 송출하는 과정에서 방송이 됐고, 유가족들이 받을 충격 등을 감안해 특보 초반 한 차례 외에는 더 이상 해당 장면을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참사 당일 낮 12시 31분쯤 '[속보]무안공항 폭발 제주항공기 승객 175명 전원 명단'이라며 종이로 출력된 승객 명단을 촬영한 사진 4장을 보도했다. 1시간 30분 만에 기사를 삭제했지만, 승객들의 영문 이름과 성별 등 신상이 노출됐고, 이 역시 소셜미디어로 퍼졌다.
4) "러시아, 한국과 전쟁시 포항제철 타격"
러시아가 10년 전 한국, 일본과 전쟁을 하는 가상 상황을 대비해 포스코(구 포함제철) 등을 표적으로 삼은 훈련 계획을 수립한 정황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13년 또는 2014년 러시아 군사종합학교(CAA)의 휘장이 찍힌, 군 간부의 교육용 문건을 토대로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잠재적 타격대상으로 삼은 160곳 중 절반은 도로와 다리, 철도 터널 등 민간 인프라 시설이었다.
신문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공격받게 될 민간 시설은 교량이지만, 포항제철소와 부산의 화학공장 등 산업 인프라도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윌리엄 앨버키는 이들 문서가 "유럽 전쟁과 동아시아 전쟁이 떼어낼 수 없게 얽혀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러시아가 에스토니아를 기습 공격할 때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도 함께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5) 고령운전 논란 재점화시킨 '깨비시장 돌진'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3시 53분경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5세 남성이 몰던 구형 에쿠스 승용차가 골목에 밀집된 가게들을 향해 시속 70~80km 속도로 돌진했다. 이로 인해 40대 남성 상인이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고 12명이 다쳤다.
경찰은 차량 운전자로부터 "2년 전쯤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먹은 적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운전자가 최근 치료와 약 복용을 모두 중단한 상태라고 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시기와 이번 사고에 미친 영향 등을 밝혀야 할 상황이다.
치매 운전자는 건강한 고령 운전자보다 추돌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현행 도로 교통법도 치매를 증상의 경중과 무관하게 면허 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운전면허 갱신 적성 검사 때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치매 검사를 하지만, 형식적으로 지나칠 때가 많다. 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어 운전이 가능하다는 전문의 소견서를 제출해 검사에 합격하면 계속 운전할 수도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2023년 기준 474만 7426명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조사 결과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발병률은 약 10%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에 치매 운전자는 약 40~5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강제로 운전을 그만두면 이동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상실감이 커져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조선일보에 "고령 취업자 수가 많아 이동권 보장 문제도 있다"며 "고령 운전자의 차량 80% 에 페달 오작동 방지 장치가 장착된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6) '테러' 가능성 짙어지는 뉴올리언스 트럭 돌진
미국 뉴올리언스 번화가에서는 새해 첫날 '신년 맞이'를 위해 모인 인파에 전기트럭이 돌진해 35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버번 스트리트는 뉴올리언스의 대표적 관광지인 프렌치 쿼터 내에 있고, 이날은 인근 슈퍼돔에서 열리는 대학 미식축구 슈퍼볼 4강전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을 찾은 사람들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인파가 몰린 상태였다.
연방수사국(FBI)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사망한 범인의 신원을 미군 출신 42세 남성 '샴수드 딘 자바르'(Shamsud Din Jabbar)라고 밝혔다.
경찰이 사건 직후 범인의 차량에서 이슬람 무장세력 IS의 깃발과 총기 2점, 사제폭발물(IED) 2점을 발견했다.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사건을 불법 이민자 문제와 연결지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유입된 범죄자들이 미국에 있는 범죄자들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내가 말했을 때 민주당과 가짜 미디어는 이를 반박했지만 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범인과 불법이민과의 연관성은 아직 드러난 게 없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공수처, 경호처에 경고장 "문 안 열면 공무집행방해"
▲ 국민일보 = 鄭 "남을 의미 없다" 용산 참모 일괄 사의
▲ 동아일보 = 법원 "경호처, 군사상 이유로 尹체포 막지 마라"
▲ 서울신문 = 87년 체제 '대한민국' 빼고 다 뜯어고치자
▲ 세계일보 = 尹 "끝까지 싸울 것"… 선동 메시지 파문
▲ 조선일보 = 새해 첫날 1500명 봉사, 무안은 따뜻했다
▲ 중앙일보 = "외환위기 누가 막나" … 최상목, 박차고 나갔다
▲ 한겨레 = 관저 앞 지지자에 "싸우자" 윤석열, 체포 닥치자 선동
▲ 한국일보 = 정략에 좌초된 개헌, 골든타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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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관 기자]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최상목 성토대회장' 된 2024 마지막 국무회의](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oh/2025/01/02/IE003399528_STD.jpg) |
| ▲ 1월 2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
| ⓒ 조선일보 PDF |
1) '최상목 성토대회장' 된 2024 마지막 국무회의
2024년의 마지막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정계선 조한창 후보자 2명을 전격 임명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인용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이어서 해가 바뀐 후에도 시끄럽다. 최상목이 이 같은 결정을 발표한 국무회의장도 시끄러웠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사표를 냈고,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들이 사표를 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조선일보가 2일자 3면에 참석자들의 전언을 바탕으로 국무회의에서 오간 발언들을 재구성했다.
최상목은 김문수 노동장관과 김태규가 자신의 결정에 찬성할 수 없다는 취지로 얘기하자 "무안공항 사고만 아니면 헌법재판관 임명 발표하고 나서 사퇴하려고 했다. 발언이 다 기록되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러나 김태규는 "최 대행이 사직하려고 했다면, 사직하는 것이 맞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상목이 내란-김건희 특검법 재의 요구안을 의결하고 국무회의 종료를 선언한 뒤에도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최상목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한덕수 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를 결정한 것이 법에 맞는 결정이다.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가 헌재에서 기각될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고,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도 "한 총리 탄핵소추는 정족수 논란이 있다. 권한 행사가 대단히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목과 같은 기획재정부 출신의 김완섭 환경장관이 "사무실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분위기만 과열됐다.
김태규: 여기서 이야기해야지, 왜 사무실에 가서 이야기하라는 것인가?일부 참석자의 항의가 계속되자 최상목은 국무회의장을 떠났는데, 다수 참석자는 자리에 남아 이야기를 이어갔다. 최상목은 일부 국무위원 앞에서 울먹이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김완섭: 창피한 줄 알아라.
김태규: 내가 왜 창피한가.
김태규는 "야당의 잇따른 방통위원장 탄핵으로 방통위가 1년 넘게 마비 상태"라며 흥분한 것에 사과했고, 조태열 외교장관은 "우리가 한 총리의 고충을 알기 때문에 한 총리도 혼자 결단했지만 아무도 뭐라고 안 했던 것"이라며 "권한대행이 책임지는 자리에서 책임지고 가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자리를 정리했다.
2) '버려진 옷'들이 인도로 가는 이유
한겨레가 신년기획으로 전국 곳곳에 있는 수거함에 버려지는 '헌 옷'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기사를 냈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유명인사들로부터 '버리려고 했던 옷'을 기부 받은 뒤 의류나 신발, 가방 사이에 스마트태그 위치추적기를 집어넣고 재봉틀로 박음질해 153점으르 내놓았다. 그리고 헌 옷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이중 스웨터 5벌이 국내 헌 옷 수출업체로 향했다가 선박으로 인천항을 떠나 11월경 인도 북부에 있는 파니파트로 이동했다.
파니파트는 역사적으로 인도 내에서 직물 산업으로 유명했는데, 1990년대부터 세계 각국(주로 선진국)의 헌 옷을 수입해 재활용하면서 아시아 최대섬유 재활용 허브로 부상했다. 전 세계에서 하루 250t의 헌 옷이 밀려온다.
수입된 옷은 일부 소매상에 판매되고 남은 옷은 재활용 공장으로 가지만, 재활용 가치가 없는 옷들은 버려진다. 일부는 물건을 원재료보다 낮은 품질의 물건으로 바꾸는 '다운 사이클링' 작업을 통해 카펫, 커튼, 담요 등으로 재생된다.
파니파트는 헌 옷들을 모아 연간 3억 달러(약 4415억원) 상당의 재활용 제품을 만든다. 그러나 섬유를 소각로에 넣어 연료로 쓰거나 덤프야드 등에서 불법 소각하며 발생한 오염 탓에 수질과 대기오염이 심각해졌다. 주정부가 공장의 불법 소각과 폐수 방류를 금지하곤 있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한겨레 기자들이 파니파트에 머무른 4일 내내 매캐한 탄 내가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한다.
한겨레는 " '기부든 헐값이든, 저소득층이 많은 나라에서는 헌 옷을 잘 입겠지'라는 생각은 선진국 사람들의 착각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될 거라는 기대로 헌 옷을 죄책감 없이 의류수거함에 넣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썼다. 한겨레의 시리즈 기사는 2회 더 이어진다.
3) '세월호 10년' 지났지만 재난보도 오보-개인정보 노출 여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났다. 1일에는 유족들이 처음으로 사고현장을 찾았고, 사고원인을 풀어줄 블랙박스의 데이터 추출 작업도 한창이다.
한국기자협회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했는데, 제주항공 참사는 10년 만에 이 준칙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점검하는 장이기도 했다. 한국일보가 오보와 개인정보 노출 등 참사 당일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YTN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57분 "기장과 승무원 등 6명 구조…부상자 파악 중"이라는 내용의 속보를 냈고, 연합뉴스도 같은 날 오전 10시 58분 '[속보]여객기 사고 현재 구조 3명·사망 28명'이라고 보도했다. 소방당국이 발표한 공식 생존자는 2명이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교수는 "재난 보도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닌데도 언론이 계속 피해자 수와 사고 원인을 섣불리 추측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사고 당일 인근에서 가게를 하는 자영업자가 사고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MBC는 당일 오전 10시쯤 뉴스특보에서 제보받은 참사 영상을 보도하면서 폭발 장면을 그대로 노출했고, 이는 소셜미디어나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됐다.
MBC 관계자는 "급박한 특보 초기에 제보 영상을 그대로 송출하는 과정에서 방송이 됐고, 유가족들이 받을 충격 등을 감안해 특보 초반 한 차례 외에는 더 이상 해당 장면을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참사 당일 낮 12시 31분쯤 '[속보]무안공항 폭발 제주항공기 승객 175명 전원 명단'이라며 종이로 출력된 승객 명단을 촬영한 사진 4장을 보도했다. 1시간 30분 만에 기사를 삭제했지만, 승객들의 영문 이름과 성별 등 신상이 노출됐고, 이 역시 소셜미디어로 퍼졌다.
4) "러시아, 한국과 전쟁시 포항제철 타격"
러시아가 10년 전 한국, 일본과 전쟁을 하는 가상 상황을 대비해 포스코(구 포함제철) 등을 표적으로 삼은 훈련 계획을 수립한 정황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13년 또는 2014년 러시아 군사종합학교(CAA)의 휘장이 찍힌, 군 간부의 교육용 문건을 토대로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잠재적 타격대상으로 삼은 160곳 중 절반은 도로와 다리, 철도 터널 등 민간 인프라 시설이었다.
신문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공격받게 될 민간 시설은 교량이지만, 포항제철소와 부산의 화학공장 등 산업 인프라도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윌리엄 앨버키는 이들 문서가 "유럽 전쟁과 동아시아 전쟁이 떼어낼 수 없게 얽혀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러시아가 에스토니아를 기습 공격할 때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도 함께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5) 고령운전 논란 재점화시킨 '깨비시장 돌진'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3시 53분경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5세 남성이 몰던 구형 에쿠스 승용차가 골목에 밀집된 가게들을 향해 시속 70~80km 속도로 돌진했다. 이로 인해 40대 남성 상인이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고 12명이 다쳤다.
경찰은 차량 운전자로부터 "2년 전쯤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먹은 적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운전자가 최근 치료와 약 복용을 모두 중단한 상태라고 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시기와 이번 사고에 미친 영향 등을 밝혀야 할 상황이다.
치매 운전자는 건강한 고령 운전자보다 추돌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현행 도로 교통법도 치매를 증상의 경중과 무관하게 면허 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운전면허 갱신 적성 검사 때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치매 검사를 하지만, 형식적으로 지나칠 때가 많다. 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어 운전이 가능하다는 전문의 소견서를 제출해 검사에 합격하면 계속 운전할 수도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2023년 기준 474만 7426명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조사 결과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발병률은 약 10%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에 치매 운전자는 약 40~5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강제로 운전을 그만두면 이동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상실감이 커져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조선일보에 "고령 취업자 수가 많아 이동권 보장 문제도 있다"며 "고령 운전자의 차량 80% 에 페달 오작동 방지 장치가 장착된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6) '테러' 가능성 짙어지는 뉴올리언스 트럭 돌진
미국 뉴올리언스 번화가에서는 새해 첫날 '신년 맞이'를 위해 모인 인파에 전기트럭이 돌진해 35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버번 스트리트는 뉴올리언스의 대표적 관광지인 프렌치 쿼터 내에 있고, 이날은 인근 슈퍼돔에서 열리는 대학 미식축구 슈퍼볼 4강전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을 찾은 사람들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인파가 몰린 상태였다.
연방수사국(FBI)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사망한 범인의 신원을 미군 출신 42세 남성 '샴수드 딘 자바르'(Shamsud Din Jabbar)라고 밝혔다.
경찰이 사건 직후 범인의 차량에서 이슬람 무장세력 IS의 깃발과 총기 2점, 사제폭발물(IED) 2점을 발견했다.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사건을 불법 이민자 문제와 연결지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유입된 범죄자들이 미국에 있는 범죄자들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내가 말했을 때 민주당과 가짜 미디어는 이를 반박했지만 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범인과 불법이민과의 연관성은 아직 드러난 게 없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공수처, 경호처에 경고장 "문 안 열면 공무집행방해"
▲ 국민일보 = 鄭 "남을 의미 없다" 용산 참모 일괄 사의
▲ 동아일보 = 법원 "경호처, 군사상 이유로 尹체포 막지 마라"
▲ 서울신문 = 87년 체제 '대한민국' 빼고 다 뜯어고치자
▲ 세계일보 = 尹 "끝까지 싸울 것"… 선동 메시지 파문
▲ 조선일보 = 새해 첫날 1500명 봉사, 무안은 따뜻했다
▲ 중앙일보 = "외환위기 누가 막나" … 최상목, 박차고 나갔다
▲ 한겨레 = 관저 앞 지지자에 "싸우자" 윤석열, 체포 닥치자 선동
▲ 한국일보 = 정략에 좌초된 개헌, 골든타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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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어려운 한국" 日 보수언론 갸우뚱…尹 체포영장 집행 무산 조명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내일 방한…모레 한미 외교장관 회담
'세계 최고령자' 116세 일본인 여성 별세
영천서 주택 화재가 산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