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과학수사대와 119소방대원들이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를 살펴보고 있다. 2025.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방위각 표시시설) 둔덕은 항공기 조종사들도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보강공사시에 127톤가량의 철근콘크리트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업계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토대 둔덕과 관련한 정보가 조종사 등 항공업계 종사자들에게 공유되는 정보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관련 정보가 담긴 항공고시보(NOTAM)에는 콘크리트 둔덕과 관련된 위험 정보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항공고시보에는 국내외 공항별로 활주로 폐쇄, 활주로 상황 등의 항공안전 정보가 필요시마다 업데이트되면서 담긴다.
항공고시보뿐만 아니라 항공정보간행물(AIP), 항공정보회람(AIC), 항공정보매뉴얼(AIM)등에도 무안 둔덕과 관련한 위험성이 고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 항공기가 착륙한 19번 활주로 기초 보강공사를 위해 레미콘 타설(철근) 수량도 약 127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앞서 국토교통부는 2023년 로컬라이저 개량사업을 시작하면서 두께 30cm의 상판을 추가로 둔덕 위에 보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판은 길이 약 40m, 폭 4.4m, 두께(높이) 0.3m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이 정도 크기의 콘크리트 상판은 수십톤에 이르는 항공기가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으로 부딪히면 엄청난 충격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사고 영상을 보면 제주항공 항공기는 동체착륙 후 활주로를 따라 쭉 미끄러지다가 둔덕과 외벽에 충돌하면서 폭발하고 바로 화재가 발생했다.
로컬라이저가 활주로에서 최소 300m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외국 전문가의 인터뷰도 있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끝에서부터 199m로 설정된 종단안전구역을 포함해 활주로 끝 264m정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비영리단체 항공안전재단(Flight Safety Foundation)의 하산 샤히디 대표 겸 최고경영자는 최근 동아일보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항공기 착륙을 유도하는 로컬라이저 시설은 활주로 끝에서 최소 300m 밖에 떨어져 있어야 한다”며 “적절한 높이에 배치돼야 하고 충돌 시 쉽게 파손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로컬라이저 둔덕 문제와 관련해 국토부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로컬라이저는 종단구안전구역 밖에 설치돼 적법하게 설치됐다는 입장을 견지하다가 규정 해석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최근 “규정을 확인하고 답변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2020년 3월 3일 한국공항공사의 '무안공항 등 계기착륙시설 개량사업 실시설계용역' 공고를 보면 '장비 안테나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을 고려해 설계해야한다'고 적시돼 있다.
국토부는 1일 브리핑을 통해 콘크리트 둔덕 설치의 이유로 태풍 등으로 로컬라이저가 부서지는 걸 막기 위한 보강 조치라고 밝혔지만, 해당 공고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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