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부진 속 나홀로 상승
정치 불확실성 완화 기대감
외국인, 선물 7000억 순매수
하루만에 코스피 1조 사들여
정치 불확실성 완화 기대감
외국인, 선물 7000억 순매수
하루만에 코스피 1조 사들여
지난해 글로벌 증시 상승에서 소외됐던 한국 증시가 모처럼 주요국 증시를 훌쩍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기대와 엔비디아발 훈풍,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확대 등 호재가 증시에 반영되며 외국인들은 코스피를 집중 매수했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9% 오른 2441.92, 코스닥지수는 2.79% 오른 705.77로 마감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 12일 이후로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전날 미국 3대 지수는 약보합을 보였으며 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1.57% 하락하고, 대만 자취엔지수는 0.3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날까지 코스피를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이날 현물 2807억원, 선물 723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43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비상계엄령이 발표된 이후 한 달간 코스피에서 4조2369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날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2월 18일(3300억원) 이후 최대다.
이날 아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나서자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기에 일단락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외국인들이 코스피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날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를 1170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를 351억원, 삼성SDI를 222억원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선물을 합쳐 1조원 이상의 매수세는 계엄 사태 이후 처음”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정되는 분위기에서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이 부각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의 매수세에 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양대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도주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삼성전자(1.87%), SK하이닉스(6.25%), LG에너지솔루션(2.89%)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그동안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컸던 반도체 업종에서 오랜만에 강한 매수세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2.99% 상승한 데다 과학기술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R&D 집중 투자 계획을 발표한 효과가 컸다. 이에 3일 한미반도체는 7.12%, 피에스케이홀딩스는 16.51%, 주성엔지니어링은 5.12% 오르는 등 AI 반도체 밸류체인에 있는 후공정주들은 주가가 큰 상승폭을 보였다.
배터리·2차전지 업종들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상무부가 리튬 추출 기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한국 2차전지 밸류체인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에코프로비엠은 7.11%, 포스코퓨처엠은 6.09% 상승했다. 현대차가 생산한 전기차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수혜 대상이 됐다는 뉴스도 주가에 호재였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기대감으로 석유화학과 미디어엔터 업종도 반등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앞서 나간 가운데 향후 정치 상황에 따라 외국인들이 다시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1시 30분께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한다고 밝히면서 외국인 매도세에 일시적으로 양대 지수의 상승폭이 축소되기도 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1시 35분께 2454.67까지 올랐다가 5분 뒤 2439.58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날 오후 1시 35분께 705.55였으나 5분 뒤 699.95로 하락했다.
이는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외국인투자자의 차익 실현 매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시장이 개장한 뒤 1시 30분까지 271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이후 10분 만에 273억원가량을 순매도하면서 오후 1시 40분까지는 2437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50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이후 10분 만에 45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오후 1시 40분까지는 43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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