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리 감독과 동료 배우들이 고(故) 송재림 배우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고인을 “유쾌하고도 따뜻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현해리 감독은 6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폭락’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송재림의 캐스팅 관련 질문을 받고 “알 수 없는 페이스였으면 했고, 그래서...”라고 답을 하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지 못했다.
현 감독은 “(송재림이) 코인에 대해 정말 많이 해박 하시더라. 주식도 해박하셨다. 준비를 많이 해오셨고, 대화도 즐겁게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디어도 많이 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송재림이 자체적으로 가진 느낌으로 사람들이 오해를 많이 하시는데 너무 가슴 따뜻하고 배려심도 많고 최강 개그 캐릭터다. 보고 싶고 아쉽다. 같이 했으면 좋았을 거 같다”고 그리워했다.
동료 배우들 역시 눈물을 훔치며 고인을 추억했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았고, 또 작품에도 출연한 전 아나운서 오정연도 고인의 평온을 빌며 추모했다.
배우 민성욱은 “송재림 배우가 보이는 이미지가 워낙 차갑게 보이지 않나. 그런데 이 친구가 연기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더라. 폭주하는 신은 그 친구가 정말 대단한 연기를 펼쳐 감탄했다. 과소평가 돼 있던 배우가 아닌가 싶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안우연도 “재림이 형과 5년 전에 ‘라디오스타’에서 만났다. 그 땐 안면만 텄고 성격은 잘 몰랐다. 이번 영화를 같이 하면서 배려심도 깊고 장난기 많은 순수한 소년같다고 느꼈다”며 “촬영 때도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내내 형이랑 만나면 논다는 생각이었고, 감사한 기억뿐”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형을 위해서 ‘폭락’ 만큼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홍보를 하고 싶다. 형이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락’은 50조 원의 증발로 전 세계를 뒤흔든 가상화폐 대폭락 사태 실화를 기반으로 한 범죄드라마다. 국내에서만 28만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루나 코인 대폭락 사태를 모티브로 한다. 故 송재림의 유작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현 감독은 ‘계약직만 9번한 여자’로 칸 드라마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고 다수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한 PD 출신이다. 현 감독은 ‘폭락’을 당초 6부작 웹드라마로 기획했다가 실존 인물에 대한 취재가 깊어질수록 이야기의 무게감이 커져 장편 영화로 재구성했다.
“개인적으로 루나 코인의 피해자이기도 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는 현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중립적이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전작이 ‘계약직만 9번 한 여자’였다. 차기작으로는 ‘사업만 6번 망한 남자’라는 제목으로 스타트업 사기, 정부지원금 부정 수급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루나 코인 사태가 터지고, 실제 주인공을 톺아보니까 흥미롭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치동 출신에 스타트업 투자를 받고, 갑작스럽게 가상화폐를 만든 주인공이 되는 과정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6번이라는 서사를 버리고, 실제 주인공을 모티브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 감독은 또 “원래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은데 루나 코인 피해자도 있고, 범죄의 무게가 크다는 생각이 들어서 죄를 덜거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너무 깊게 담지는 않았다. 희화화되면 실례가 될 것 같아서 많이 걷어내다 보니까 영화는 어둡고 생각을 많이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당시에는 제 또래들 사이에서 루나 코인 안 사면 바보라는 얘기가 돌았었다. 이걸 사면 10배~20배 오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던 시절이고, ‘내가 다시 코인을 하면 바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코인이 오르는 걸 보면서 혼란스럽다”며 “손해 규모는 노코멘트”라고 덧붙였다.
오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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