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청룡. 2024.4.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매년 명절 20만 건에 이르는 기차표 빈자리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이번 명절에 처음 시행된다. 기존보다 취소 위약금을 2배 이상 늘리는 방안이 적용되는데 전문가들은 실제 이용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고, 노쇼를 방지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안으로 평한다.
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번 설 명절 기간 열흘 동안(24일~2월 2일) 승차권 환불 위약금이 기존보다 최대 2배 늘어난다.
열차 출발 시각 기준으로 2일 전까지는 최저위약금 400원이 적용되고, 1일 전은 영수 금액의 5%까지, 당일 3시간 전까지는 10%(기존 5%)가 적용된다. 3시간 전 이후부터 출발 시각 전까지는 20%(기존 10%), 출발 후 20분까지는 30%(기존 15%)의 위약금을 받는다.
이 규정에 따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 일반석 기준으로 출발시간 3시간 이내에 환불할 때는 요금인 5만 9800원의 10%인 6000원을 위약금(50원 초과시에는 100원으로 처리)으로 냈지만, 이제는 2배인 1만 2000원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SRT를 운영하는 SR은 강화된 위약금 기준을 31일부터 적용한다. 월요일~목요일 열차 승차권은 출발 3시간 전까지 환불하면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지만 3시간 전(기존 1시간 전)에서 출발 시간 전까지 환불하면 5%가 발생한다. 금요일~일요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위약금 10%(기존 5%)가 부과된다.
출발 후 위약금은 현재와 동일하게 열차 출발부터 도착 시까지 15%에서 70%까지 위약금이 발생하며, 열차가 도착한 이후에는 환불되지 않는다.
철도 운영사들이 위약금 조건을 강화하는 이유는 매년 지적되는 명절 기차표 노쇼 문제 때문이다. 환불하고 재판매되지 않는 좌석이 설과 추석에 20만 석에 이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실에 따르면 코레일이 작년 설날에 판매한 408만 2452매 중 4%인 19만 5244매가 환불 후 열차 출발 전까지 판매되지 못해 공석으로 운행됐다. 같은 기간 SR은 판매 69만 2317매 중 7.8%인 5만 4139매가 재판매되지 못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직전 명절인 작년 추석기간(2024년 9월 13~18일)에는 발매된 승차권의 45.2%인 225만 매가 반환됐고, 그중 재판매에 이르지 못해 공석으로 운행된 좌석은 24만 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차례 명절 기간 재판매되지 못해 사실상 공석이 된 좌석이 20만 석에 이른다"며 "정말로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표를 못 구하는 상황이 발생해 위약금 기준 강화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조치를 반기면서 지속적인 노쇼 방지 대책이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한 사람이 표 10~20매를 예매하고 본인 일정에 따라서 한꺼번에 취소하는 행위 등이 있었는데 이는 환불 규정이 약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위약금 강화 조치는 실수요자의 권리가 커진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레일은 이번 설 수송기간의 결과를 잘 분석해 강화된 위약금 규정을 이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국정감사 때 기차 승차권 노쇼 문제를 지적한 윤종군 의원은 "열차 출발 직전 승차권 환급 행위는 사실상 해당 승차권을 버리는 것"이라며 "노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취소 수수료 인상 등의 조치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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