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자료사진.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여성이 사는 집 안으로 침입하려 한 40대 성범죄 전력자가 범행 당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출동한 경찰관이 이를 알고도 체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경찰은 이 남성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한 이후 전자발찌 착용자인 것을 인지해 때가 늦어 체포가 불가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사건 신고 처리 과정에 대한 경위 조사 결과 평택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주거침입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 A씨의 전자발찌 착용 사실을 적발했을 때부터 이미 알고 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0분쯤 평택시 한 아파트 1층 여성 B씨가 사는 집 안을 몰래 들여다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에어컨 실외기를 밟고 베란다 바깥쪽으로 올라간 뒤 이중창으로 된 창문 중 외창을 10㎝가량 열어 안으로 들어가려 시도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B씨가 "누구야"라고 외치자 달아났다. 당시 집 안에는 B씨와 어린 자녀들만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발생 1시간 30여분 만인 이튿날 0시 20분쯤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A씨는 집으로 찾아온 경찰관들에게 "나가서 얘기하자"며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반바지를 입고 있던 A씨가 긴바지로 갈아입고 나오는 과정에서 한쪽 발목에 채워진 전자발찌를 목격했으며, A씨를 상대로 그가 성범죄 전력자라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안이 중하지 않다는 이유로 A씨를 긴급체포하지 않고 임의동행해 지구대로 데려왔다. 이후 경찰은 간단한 조사를 한 뒤 A씨를 귀가 조처했다. B씨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A씨가 경찰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어린 자녀들과 다른 가족의 집으로 피신했다. 현재 불안을 호소하며 이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경찰은 A씨의 전자발찌 착용 여부에 대해 "임의동행 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A씨를 적발하면서 경찰 단말기로 신원을 파악했지만 수배 여부 등만 나오고 전과는 조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의동행 이후 A씨의 성범죄 전력을 알았을 땐 긴급체포하기에 때가 늦어 어쩔 수 없이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사건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우려해 허위 내용으로 응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응대를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을 뿐 거짓말을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출동 경찰관은 A씨가 성범죄 전력이 있는 전자발찌 착용자라는 점을 인지했으나 긴급성이 낮아 긴급체포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한다"며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닷새 만인 지난 3일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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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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