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대통령 관저 앞 '보급 침탈전'
[손병관 기자]
1) 최상목,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찰에 외압성 전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당시 경찰에 여러 차례 외압성 전화를 걸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경찰청이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소속 한병도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당일 11시 21분 박종준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은 "경찰 101경비단, 202경비대를 관저로 보내달라"고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판사가 발부한 영장은 적법하므로 동원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게 이호영의 입장이었다.
20분 뒤 최상목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최상목은 "경호처장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경찰 경호부대 협조가 안 되고 있다는데 어떤 상황이냐"고 물었다. 이호영이 "적법하지 않은 임무를 위한 부대 동원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답변하자 최상목은 "알겠다. 잘 협의하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최상목은 11시 48분 다시 전화를 걸어 "경찰이 대통령 관저 앞에서 경호실 직원과 부대를 못 들어가게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고, 이호영은 "관저로 들어가는 경호실 직원이나 부대를 막은 사실은 없다"는 최현석 서울경찰청 생활안전차장의 답변을 전달했다.
최상목은 12시 54분과 1시 28분에도 전화를 걸어 "체포영장 집행 시 충돌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영장집행을 위해 국가수사본부에서 인력이 추가 증원됐느냐"고 상황을 물었다. 이호영은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도록 당부하겠다. 인력 추가는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1시 28분 통화가 있은 지 2분 뒤 경찰과 공수처는 영장 집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최상목이 경호처 인원을 적극 통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경찰 제출 자료를 보면, 최상목은 경호처 측의 얘기를 주로 듣고 경찰에 상황을 탐문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3일 최상목을 접견한 자리에서 "경찰의 영장 집행을 무력으로 저항하는 사태를 막는 게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셔야 될 제일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범인을 잡는데 저항할까봐 잡지 말아야 된다는 얘기를 비슷하게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경찰은 해당 자료와 관련해 "녹취록은 없고 통화 후 수일이 경과한 상태에서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것이므로 답변 내용과 순서가 일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2) 대통령 관저 앞 '보급 침탈전', "이재명 구속" 말하라 시키기도
경찰과 공수처가 이르면 15일 윤석열 체포영장 재집행을 시도한다.
공수처는 13일 대통령 체포조 선정 및 역할 분담, 장비 점검을 실시했고, 경찰도 영장집행을 저지하는 경호처 직원들을 체포할 경우 이들을 서울 시내 경찰서 유치장에 분산 호송할 준비에 들어갔다.
동아일보는 대통령 관저 인근 탄핵찬반 집회장에서 상대방을 방해하려는 신경전 때문에 감정이 격화되는 현장을 스케치했다.
양측 집회를 주최하는 측은 참가자들을 독려하고 추위를 피하도록 하기 위해 컵라면이나 보온용품 등을 무료로 현장에서 나눠주고 있는데, 이를 일부러 가져가 상대 집회에 조금이나마 피해를 입히려는 '보급 침탈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다.
탄핵 찬성집회에서 핫팩과 도시락 등을 나눠주는 김아무개씨는 "20, 30대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진보 시위대 쪽에서 물품을 계속 받아내 빨리 소진시키자'고 방송하며 대놓고 물품을 받으러 온 적도 있다. 주머니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꽂혀 있는 걸 우연히 보곤 '가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반면,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랑제일교회 측 자원봉사자는 "젊은 커플 한 쌍이 와서 핫팩을 줬더니 받자마자 휙 돌아서서 웃으며 탄핵 찬성 집회 쪽으로 가버렸다"고 분개했다.
'보급 침탈전'에 대한 대응으로 일종의 '사상검증'을 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컵라면을 나눠주던 대통령 지지 자원봉사자는 "누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 없으니 '이재명 구속'이라 말해 보라고 시킨 뒤 그대로 말하면 나눠 준 적도 있다"고 했고, 탄핵 찬성 측에서는 "워낙 손해를 많이 봐서 이제는 꼭 (어느 진영인지) 물어보고 나눠 준다"고 했다.
기사에는 "상대편 집회에서 쓸 목적으로 갖다 놓은 것을 다른 의도로 가져간 건 절도로 볼 수 있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도 나오지만,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품을 가져간 뒤 '방금 마음이 바뀌어 지지 진영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면 범죄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 계엄 5개월 전 국회에 설계도면 요구한 특전사
특전사 1공수여단은 12.3 내란 사태 당시 국회 침탈 작전의 핵심부대였다. 그런데 1공수가 계엄 5개월 전 국회에 내부 설계도면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에 따르면, 1공수는 지난해 7월 3일 국회에 "원활한 대테러 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다"며 국회 내부 설계도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1공수가 국회에 설계도면을 요구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라고 한다.
1공수는 검찰과 국정원, 한국은행,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총 20개 기관에 같은 공문을 보냈는데, 이들 모두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은 지난해 6월 식사 자리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 등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김용현이 "(곽종근 등이)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소개한 일이 있었다.
윤건영은 중앙일보에 "충성을 맹세했던 곽종근 사령관을 필두로 특전사가 내란을 예비하려 국회 내부와 인터넷진흥원을 미리 탐색하려 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10일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9일에는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 수방사 지휘부가 국회의사당 전원을 공급하는 여의변전소를 방문해 시설 타격시 전력공급 방안 등을 탐문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4) 학폭으로 12명 신고했지만 결론은 '조치 없음'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며 또래 학생들을 무더기로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처음에는 8명이었는데, 12명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강남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가 "같은 반 B군 등이 4월부터 지속적으로 집단 따돌림을 했다"며 동급생들을 신고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아이들이 공을 일부러 멀리 차 이를 가지러 간 사이 다들 떠나는 방식으로 따돌렸다"거나 "물건을 만지자 B가 '바이러스가 묻어 더럽다'고 말했다"등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후 다른 반 학생 C가 A에게 "너 왜 8명이나 학폭 신고한 거야"라고 묻자 A는 C도 신고했다. A가 이런 식으로 총 12명을 학폭 가해자로 지목하자 신고당한 사람중에서 "오히려 A가 내게 헤드록(머리를 팔로 감싸는 동작)을 하며 괴롭혔다"며 맞신고를 하는 사례도 나왔다.
사건을 맡은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신고 접수 3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12명 전원에 대해 학폭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치 없음'으로 결론 냈다.
경찰청에 따르면, 학폭 신고센터(117)와 경찰청 112 신고로 접수된 건수는 2023년 5만 7788건으로 3년 만에 72%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명확한 정황이 없어 '조치 없음' 결정이 나오는 비중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당하면 보복성 신고를 하고 보는 일들이 흔해졌고, 교사가 중재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해도 "왜 특정 학생의 편을 드느냐"는 등의 학부모 민원 우려 탓에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다.
5) 오래 된 졸업앨범 찾는 사연
조선일보가 14일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에 졸업앨범이 매물로 올라오는 현상을 보도했다.
플랫폼에 '졸업앨범'을 검색해 보니 '휘문고 40만원에 급구' ' 1978년도 중대부고 10만원' '양재고 40만원' 같은 식으로 1960년대부터 2024년까지 다양한 매물을 구하는 글이 수십 건 있었다는 거다.
'초·중·고·대 불문 모든 학교 졸업 앨범 삽니다'라는 글도 있었는데, 신문사가 구매자 10여 명에게 연락해보니 모두 흥신소(사설 정보 수집 업체)였다고 한다.
흥신소들이 표면적으로는 "수십 년 전 첫사랑이나 헤어진 애인을 찾는 사람이 적잖다"고 말하지만 배우자의 불륜 상대가 누구인지 추적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졸업앨범을 찾는 업자들이 많다고 한다.
의뢰 대상인이 비교적 젊다면 졸업앨범에서 얼굴과 이름을 확인해 소셜미디어를 추적하고, 2010년대 이전 앨범에는 주소와 전화번호가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옛 거주지 정보만 확보하면 이웃을 탐문해 이사 정보 등을 알아내는 데 써먹을 수 있다.
일부 결혼정보 업체는 대학 졸업앨범을 확보해 "좋은 배우자감을 소개해 주겠다"고 영업에 활용한다.
조선일보는 "대형흥신소는 서울의 유명 학교 졸업 앨범을 데이터베이스화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6) 이웃집 불타는 동안 돈 풀어 자기 집 지키는 LA 부자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산불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일부 부촌이 사설 소방업체 덕에 피해를 덜 입었다고 뉴욕타임스가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서부 해변의 팰리세이즈 산불이 지나간 뒤 모뉴먼트 스트리트 지역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런데 수백만 달러의 주택이 늘어서 있던 거리 한쪽은 잿더미와 잔해로 변했는데 다른 한편의 고급상업시설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남았다고 한다.
NYT는 사설 소방업체의 활약으로 빚어진 현상으로 진단했다.
사설 소방업체는 2018년 LA 산불 당시 부부였던 가수 카니예 웨스트와 방송인 킴 카다시안이 자신들의 저택을 지키기 위해 이들을 고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오레곤주에서는 2명의 민간 소방관과 소형 소방차를 부리는 데 하루 3000달러(약 480만원)를 요구하는 업체가 있고, 민간 소방관 20명과 소방차 4대로 구성된 팀을 고용하려면 하루에 1만 달러(약 1470만원)가 든다고 한다.
이들은 전체 산불진화를 우선순위에 두는 지방정부 소방관들과 달리 고객이 지정하는 특정건물에 산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을 주로 한다.
사설 소방업체들의 이익단체 전국산불방제협회(NWSA)에 따르면, 미국의 현역 소방관 중 45%는 민간 소방관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거의 매년 대형 산불이 발생하자 부유층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설 소방업체들도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사설 소방업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이들이 공공 소화전을 쓰는 바람에 물이 고갈되고, 지방정부 소방관들의 업무가 방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이상민, 계엄 때 경향신문 등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 국민일보 = "김성훈 리더십 의문" 경호처 균열 표면화
▲ 동아일보 = '尹의 방패' 경호처, 내부균열 확산
▲ 서울신문 = "방해 땐 처벌, 협조 땐 선처" 공수처, 경호처에 강온작전
▲ 세계일보 = 軍으로 번진 외환죄 논란 "野 북풍의혹 허위" 반발
▲ 조선일보 = 벌써부터 지워지는 尹정부 정책
▲ 중앙일보 = 선거 셈법에 갇힌 특검
▲ 한겨레 = "윤 체포 협조땐 선처" 경호처 온건파 설득전
▲ 한국일보 = '외환죄' 평행선… 거부권 향해 가는 내란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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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관 기자]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최상목,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찰에 외압성 전화](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oh/2025/01/14/IE003404163_STD.jpg) |
| ▲ 1월 14일자 경향신문 3면 기사. |
| ⓒ 경향신문 PDF |
1) 최상목,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찰에 외압성 전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당시 경찰에 여러 차례 외압성 전화를 걸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경찰청이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소속 한병도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당일 11시 21분 박종준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은 "경찰 101경비단, 202경비대를 관저로 보내달라"고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판사가 발부한 영장은 적법하므로 동원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게 이호영의 입장이었다.
20분 뒤 최상목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최상목은 "경호처장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경찰 경호부대 협조가 안 되고 있다는데 어떤 상황이냐"고 물었다. 이호영이 "적법하지 않은 임무를 위한 부대 동원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답변하자 최상목은 "알겠다. 잘 협의하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최상목은 11시 48분 다시 전화를 걸어 "경찰이 대통령 관저 앞에서 경호실 직원과 부대를 못 들어가게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고, 이호영은 "관저로 들어가는 경호실 직원이나 부대를 막은 사실은 없다"는 최현석 서울경찰청 생활안전차장의 답변을 전달했다.
최상목은 12시 54분과 1시 28분에도 전화를 걸어 "체포영장 집행 시 충돌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영장집행을 위해 국가수사본부에서 인력이 추가 증원됐느냐"고 상황을 물었다. 이호영은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도록 당부하겠다. 인력 추가는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1시 28분 통화가 있은 지 2분 뒤 경찰과 공수처는 영장 집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최상목이 경호처 인원을 적극 통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경찰 제출 자료를 보면, 최상목은 경호처 측의 얘기를 주로 듣고 경찰에 상황을 탐문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3일 최상목을 접견한 자리에서 "경찰의 영장 집행을 무력으로 저항하는 사태를 막는 게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셔야 될 제일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범인을 잡는데 저항할까봐 잡지 말아야 된다는 얘기를 비슷하게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경찰은 해당 자료와 관련해 "녹취록은 없고 통화 후 수일이 경과한 상태에서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것이므로 답변 내용과 순서가 일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2) 대통령 관저 앞 '보급 침탈전', "이재명 구속" 말하라 시키기도
경찰과 공수처가 이르면 15일 윤석열 체포영장 재집행을 시도한다.
공수처는 13일 대통령 체포조 선정 및 역할 분담, 장비 점검을 실시했고, 경찰도 영장집행을 저지하는 경호처 직원들을 체포할 경우 이들을 서울 시내 경찰서 유치장에 분산 호송할 준비에 들어갔다.
동아일보는 대통령 관저 인근 탄핵찬반 집회장에서 상대방을 방해하려는 신경전 때문에 감정이 격화되는 현장을 스케치했다.
양측 집회를 주최하는 측은 참가자들을 독려하고 추위를 피하도록 하기 위해 컵라면이나 보온용품 등을 무료로 현장에서 나눠주고 있는데, 이를 일부러 가져가 상대 집회에 조금이나마 피해를 입히려는 '보급 침탈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다.
탄핵 찬성집회에서 핫팩과 도시락 등을 나눠주는 김아무개씨는 "20, 30대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진보 시위대 쪽에서 물품을 계속 받아내 빨리 소진시키자'고 방송하며 대놓고 물품을 받으러 온 적도 있다. 주머니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꽂혀 있는 걸 우연히 보곤 '가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반면,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랑제일교회 측 자원봉사자는 "젊은 커플 한 쌍이 와서 핫팩을 줬더니 받자마자 휙 돌아서서 웃으며 탄핵 찬성 집회 쪽으로 가버렸다"고 분개했다.
'보급 침탈전'에 대한 대응으로 일종의 '사상검증'을 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컵라면을 나눠주던 대통령 지지 자원봉사자는 "누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 없으니 '이재명 구속'이라 말해 보라고 시킨 뒤 그대로 말하면 나눠 준 적도 있다"고 했고, 탄핵 찬성 측에서는 "워낙 손해를 많이 봐서 이제는 꼭 (어느 진영인지) 물어보고 나눠 준다"고 했다.
기사에는 "상대편 집회에서 쓸 목적으로 갖다 놓은 것을 다른 의도로 가져간 건 절도로 볼 수 있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도 나오지만,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품을 가져간 뒤 '방금 마음이 바뀌어 지지 진영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면 범죄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 계엄 5개월 전 국회에 설계도면 요구한 특전사
특전사 1공수여단은 12.3 내란 사태 당시 국회 침탈 작전의 핵심부대였다. 그런데 1공수가 계엄 5개월 전 국회에 내부 설계도면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에 따르면, 1공수는 지난해 7월 3일 국회에 "원활한 대테러 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다"며 국회 내부 설계도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1공수가 국회에 설계도면을 요구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라고 한다.
1공수는 검찰과 국정원, 한국은행,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총 20개 기관에 같은 공문을 보냈는데, 이들 모두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은 지난해 6월 식사 자리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 등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김용현이 "(곽종근 등이)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소개한 일이 있었다.
윤건영은 중앙일보에 "충성을 맹세했던 곽종근 사령관을 필두로 특전사가 내란을 예비하려 국회 내부와 인터넷진흥원을 미리 탐색하려 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10일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9일에는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 수방사 지휘부가 국회의사당 전원을 공급하는 여의변전소를 방문해 시설 타격시 전력공급 방안 등을 탐문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4) 학폭으로 12명 신고했지만 결론은 '조치 없음'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며 또래 학생들을 무더기로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처음에는 8명이었는데, 12명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강남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가 "같은 반 B군 등이 4월부터 지속적으로 집단 따돌림을 했다"며 동급생들을 신고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아이들이 공을 일부러 멀리 차 이를 가지러 간 사이 다들 떠나는 방식으로 따돌렸다"거나 "물건을 만지자 B가 '바이러스가 묻어 더럽다'고 말했다"등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후 다른 반 학생 C가 A에게 "너 왜 8명이나 학폭 신고한 거야"라고 묻자 A는 C도 신고했다. A가 이런 식으로 총 12명을 학폭 가해자로 지목하자 신고당한 사람중에서 "오히려 A가 내게 헤드록(머리를 팔로 감싸는 동작)을 하며 괴롭혔다"며 맞신고를 하는 사례도 나왔다.
사건을 맡은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신고 접수 3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12명 전원에 대해 학폭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치 없음'으로 결론 냈다.
경찰청에 따르면, 학폭 신고센터(117)와 경찰청 112 신고로 접수된 건수는 2023년 5만 7788건으로 3년 만에 72%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명확한 정황이 없어 '조치 없음' 결정이 나오는 비중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당하면 보복성 신고를 하고 보는 일들이 흔해졌고, 교사가 중재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해도 "왜 특정 학생의 편을 드느냐"는 등의 학부모 민원 우려 탓에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다.
5) 오래 된 졸업앨범 찾는 사연
조선일보가 14일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에 졸업앨범이 매물로 올라오는 현상을 보도했다.
플랫폼에 '졸업앨범'을 검색해 보니 '휘문고 40만원에 급구' ' 1978년도 중대부고 10만원' '양재고 40만원' 같은 식으로 1960년대부터 2024년까지 다양한 매물을 구하는 글이 수십 건 있었다는 거다.
'초·중·고·대 불문 모든 학교 졸업 앨범 삽니다'라는 글도 있었는데, 신문사가 구매자 10여 명에게 연락해보니 모두 흥신소(사설 정보 수집 업체)였다고 한다.
흥신소들이 표면적으로는 "수십 년 전 첫사랑이나 헤어진 애인을 찾는 사람이 적잖다"고 말하지만 배우자의 불륜 상대가 누구인지 추적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졸업앨범을 찾는 업자들이 많다고 한다.
의뢰 대상인이 비교적 젊다면 졸업앨범에서 얼굴과 이름을 확인해 소셜미디어를 추적하고, 2010년대 이전 앨범에는 주소와 전화번호가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옛 거주지 정보만 확보하면 이웃을 탐문해 이사 정보 등을 알아내는 데 써먹을 수 있다.
일부 결혼정보 업체는 대학 졸업앨범을 확보해 "좋은 배우자감을 소개해 주겠다"고 영업에 활용한다.
조선일보는 "대형흥신소는 서울의 유명 학교 졸업 앨범을 데이터베이스화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6) 이웃집 불타는 동안 돈 풀어 자기 집 지키는 LA 부자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산불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일부 부촌이 사설 소방업체 덕에 피해를 덜 입었다고 뉴욕타임스가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서부 해변의 팰리세이즈 산불이 지나간 뒤 모뉴먼트 스트리트 지역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런데 수백만 달러의 주택이 늘어서 있던 거리 한쪽은 잿더미와 잔해로 변했는데 다른 한편의 고급상업시설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남았다고 한다.
NYT는 사설 소방업체의 활약으로 빚어진 현상으로 진단했다.
사설 소방업체는 2018년 LA 산불 당시 부부였던 가수 카니예 웨스트와 방송인 킴 카다시안이 자신들의 저택을 지키기 위해 이들을 고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오레곤주에서는 2명의 민간 소방관과 소형 소방차를 부리는 데 하루 3000달러(약 480만원)를 요구하는 업체가 있고, 민간 소방관 20명과 소방차 4대로 구성된 팀을 고용하려면 하루에 1만 달러(약 1470만원)가 든다고 한다.
이들은 전체 산불진화를 우선순위에 두는 지방정부 소방관들과 달리 고객이 지정하는 특정건물에 산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을 주로 한다.
사설 소방업체들의 이익단체 전국산불방제협회(NWSA)에 따르면, 미국의 현역 소방관 중 45%는 민간 소방관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거의 매년 대형 산불이 발생하자 부유층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설 소방업체들도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사설 소방업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이들이 공공 소화전을 쓰는 바람에 물이 고갈되고, 지방정부 소방관들의 업무가 방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이상민, 계엄 때 경향신문 등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 국민일보 = "김성훈 리더십 의문" 경호처 균열 표면화
▲ 동아일보 = '尹의 방패' 경호처, 내부균열 확산
▲ 서울신문 = "방해 땐 처벌, 협조 땐 선처" 공수처, 경호처에 강온작전
▲ 세계일보 = 軍으로 번진 외환죄 논란 "野 북풍의혹 허위" 반발
▲ 조선일보 = 벌써부터 지워지는 尹정부 정책
▲ 중앙일보 = 선거 셈법에 갇힌 특검
▲ 한겨레 = "윤 체포 협조땐 선처" 경호처 온건파 설득전
▲ 한국일보 = '외환죄' 평행선… 거부권 향해 가는 내란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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