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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66.7% 인상' 신기록 쓴 19살…"만족하면 안 된다" 국대 코치 쓴소리 기억할 때

김민경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01 16:44


'연봉 366.7% 인상' 신기록 쓴 19살…"만족하면 안 된다" 국대 …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8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친 두산 김택연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8.06/

'연봉 366.7% 인상' 신기록 쓴 19살…"만족하면 안 된다" 국대 …
24일 오후 서울 고척돔에서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훈련을 했다. 대표팀 최일언 코치.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0.24/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만족하면 안 되고, 쉬면 안 된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 더 좋아지게 목표를 세우고 계속 훈련해야 한다."

최일언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은 지난해 11월 '2024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투수코치로 지낼 때 우완 투수 김택연(20·두산 베어스)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김택연은 지난 시즌 60경기에서 3승, 19세이브, 4홀드, 65이닝, 78탈삼진,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한 루키였다. 개막부터 필승조에 합류하더니 이내 두산 마무리투수를 꿰차면서 역대 고졸 신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틀을 챙겼다. 종전 기록은 2006년 롯데 자이언츠 나승현의 16세이브. 김택연은 시즌 내내 마운드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택연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지명됐을 때부터 특급 기대주였다. 시속 150㎞를 웃도는 묵직한 직구가 매력적이었다. 변화구는 조금 더 다듬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좋은 직구 하나로 KBO 베테랑 타자들을 줄줄이 무너뜨렸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 강속구 투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직구 회전수를 자랑해 야구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김택연의 힘을 온전히 다 쓰지 못했다. 3경기에 등판해 1⅓이닝을 던지면서 3실점해 평균자책점 20.25를 기록했다. 8타자를 상대하면서 피안타율 0.500에 피홈런 2개를 기록했다.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쿠바전에 처음 등판해 0이닝 2피홈런 3실점으로 무너진 여파가 컸다.

김택연은 대회를 마친 뒤 "확실히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상대해 보니까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 될지 어떤 게 부족했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게 됐던 것 같다. 뭔가 더 좋은 상태로 승부하고 싶었는데, 그런 몸 상태가 안 나와서 좀 확실히 100%의 공을 못 던져서 아쉬움이 많다. 내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고, 그래서 많이 배운 것 같다"며 다가올 겨울 더 구슬땀을 흘릴 뜻을 내비쳤다.

최일언 감독은 김택연이 혹여나 19살 어린 나이에 맛본 성공에 안주할까 노파심에 채찍을 들었다. 이번 대표팀에서 마무리투수를 맡으며 마운드 위에서 가장 안정감을 뽐냈던 박영현(22·kt 위즈)에게서 배울 점을 찾길 바랐다.
'연봉 366.7% 인상' 신기록 쓴 19살…"만족하면 안 된다" 국대 …
10일 오후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이 대만 타이베이 티옌무야구장에서 대만 웨이취안 드래곤즈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8회 투구를 마친 김택연.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1.10/

'연봉 366.7% 인상' 신기록 쓴 19살…"만족하면 안 된다" 국대 …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두산 김택연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8.06/
최 감독은 "만족하면 안 되고, 쉬면 안 된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 더 좋아지게끔 목표를 세우고 계속 훈련해야 한다. 박영현은 그런 자세가 있다. 욕심이 많다. 작년보다 더 좋아졌다. 김택연은 걱정된다. (박)영현이와 비교하면 그 점이 약하다. 만족하면 안 된다. 내가 뭐라고도 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려면 이대로는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김택연이) 어떻게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투수의 전성기 나이를 30살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계속 성장해야 한다. 계속 훈련하고 연구하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따끔하게 말했다.

김택연은 대회를 마치고 실망할 틈도 없이 한국으로 돌아와 계속 축배를 들었다. 우선 모두의 예상대로 KBO리그 신인왕 트로피를 품었다. 총 101표 가운데 93표를 휩쓸어 득표율 92%를 기록했다.

두산 구단은 연봉으로 김택연의 지난 시즌 성장과 노고에 보답했다. 김택연은 새해 연봉 1억1400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연봉 3000만원에서 무려 1억1000만원이 올랐다. 인상률 366.7%로 구단 역대 연봉 최고 인상률 신기록을 세웠다. 또 2020년 신인왕 소형준(24·kt 위즈)이 2021년 받은 역대 고졸 2년차 최고 연봉과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김택연은 새해에 프로 2년차가 된다. 흔히 말하는 '2년차 징크스'를 피하려면 김택연은 최 감독의 쓴소리를 곱씹어야 할 때다. 김택연은 고교 시절부터 성실히 훈련하는 선수로 두산 스카우트팀에 눈도장을 찍었을 정도로 알아서 잘하는 선수다. 그래도 지도자의 애정어린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나쁠 것은 없다. 김택연 본인도 지난 시즌을 보내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깨달았다고 했으니 새 시즌 개막에 맞춰 스스로 답을 찾아 돌아올 것이다.


'연봉 366.7% 인상' 신기록 쓴 19살…"만족하면 안 된다" 국대 …
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신인상 두산 김택연이 트로피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1.26/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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