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률 이적, 류지혁 잔류→FA 시장 소강 상태로 접어드나…남은 FA 6명의 향방은

지난 5일 스토브리그가 열리자마자 빠르게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들의 행선지가 정해졌다.

한화가 엄상백, 심우준 등을 영입하는 광속 행보를 보인 데 이어 또다른 FA 선수들인 김원중, 구승민 등은 롯데에 잔류했다. 불펜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힌 장현식은 LG로 이적했다.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드나 싶었던 FA 시장은 지난 6일 삼성이 선발 투수인 최원태의 영입을 알리며 다시 들썩였다.


이어 최대어급은 아니지만 관심을 꽤 모았던 선수들도 차례로 계약을 했다. FA C등급으로 이적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불펜 투수 김강률은 잠실 ‘옆집’인 LG로 팀을 옮겼다. 내야 멀티 플레이어인 류지혁은 삼성에 4년 26억원이라는 조건으로 잔류했다.

그리고 다시, 스토브리그는 한동안 잠잠해질 전망이다.

FA 승인 명단 20명 중 6명이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했다. 원소속팀 KIA에서 FA 자격을 선언한 투수 임기영과 내야수 서건창, 한화 소속이었던 내야수 하주석이 있다. NC에서는 내부 FA 중 임정호만 잔류 계약에 성공했고 이용찬, 김성욱은 아직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키움 투수 문성현도 마찬가지다. 6명 중 B등급은 임기영, 하주석, 이용찬 등 3명이고 나머지 3명은 모두 C등급이다.

FA B등급 선수를 타 구단이 영입하면 해당 선수의 2024년 연봉의 100%와 보호선수 25명 선수 외 1명을 내줘야한다. 반면 C등급은 이런 부담이 적다. 그럼에도 등급에 상관없이 6명의 계약 진행 속도는 다소 느린 상황이라 이들의 행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불펜 투수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임기영은 전천후 투수라는 장점이 있다. 올해도 3차례나 선발 등판을 했다.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가 너무 컸다. 2023년에는 64경기 82이닝 29실점(27자책)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 2.96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1군 37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 6.31을 기록했다. 3월 말 내복사근 손상 판정으로 잠시 이탈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FA B등급이라는 부담감과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의 도입으로 사이드암 투수들이 어려움을 겪은 점 등이 가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IA 구단은 임기영 측과 3차례 정도 만남을 가졌다. 잔류 협상을 위한 이견 차를 줄여나가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불펜 투수 이용찬은 영입을 원한 팀도 있었다. 다만 FA 영입이 아닌 사인앤드트레이드 방식의 이적어어서 NC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논의 자체가 철회됐다.

이용찬은 2020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했고 시즌 개막 후에도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그 때 손을 내민 팀이 NC다. 당시 2021년 5월이 되어서야 계약을 했다. 그리고 이용찬은 NC의 뒷문지기로서 자리를 잡아나갔다. 2022시즌 22세이브, 2023시즌 29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올시즌 57경기 3승9패16세이브 평균자책 6.1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잔류하면 선발로 보직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 NC 측은 이용찬과 두 차례 만났고 이미 금액도 제시한 상태다.

또 다른 B등급인 내야수 하주석은 원소속팀에서도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한화가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유격수 자원인 심우준을 4년 최대 50억원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타 팀 이적도 쉽지 않다. 일단 한화 구단은 하주석 측과 꾸준히 연락을 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보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C등급 선수들에게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전망이다.

내야수 서건창은 FA 불운이 계속 이어진다. 2021시즌 중 트레이드로 LG로 팀을 옮긴 서건창은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 조건을 갖췄으나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 해에는 LG에서 입지가 좁아지면서 방출을 요청하는 시련을 겪었다. KIA에 둥지를 튼 서건창은 올해 고향팀에서 야구 인생을 이어가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이번에야말로 FA 권리를 누려볼 수 기회였지만 아직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임기영처럼 KIA와 세 차례 만남을 가진 상태다.

‘한 방’이 있는 외야수 김성욱도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했으나 녹록치 않다. 올시즌 개막 전 미국으로 떠나 자율훈련을 하며 기량을 다졌던 김성욱은 올해 129경기 타율 0.204 17홈런 60타점 등을 기록했다. 17홈런은 자신의 데뷔 후 커리어하이 기록이다. 장타를 가지고 있으나 꾸준한 타격을 하지 못한다는 점은 그의 약점이다. 김성욱의 선택지 중 잔류가 최우선인 가운데 NC와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 NC는 계속해서 김성욱과의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키움 문성현에게 이번 겨울은 매우 춥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FA 시장으로 나섰으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올시즌 초반 팀 마무리를 맡았다. 2010년 데뷔 후 선발부터 중간계투까지 모든 보직을 다 소화해본 경험이 있다. 올시즌 성적은 42경기 1승2패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 6.57. 하지만 타 팀들의 영입 우선 순위 대상이 아니었다. 원소속팀 키움의 반응도 썩 좋지 않다.

그런 가운데 키움은 17일 롯데에서 방출된 오선진을 영입했다. 키움은 오선진을 포함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만 네 명의 방출 선수를 데리고 왔다. 이런 팀의 행보를 바라보는 문성현의 입장에서는 착잡함이 남을 법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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