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방에 이동장 두고 다가가게 해야
반려묘의 안전한 외출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이동장에 들어가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GettyImages]
반려묘를 이동장에 잘 들어가게 하려면 일단 반려묘가 이동장과 친숙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방 한구석에 출입구가 모두 열린 이동장을 놓아둔 다음 반려묘에게 익숙한 냄새가 묻어 있는 수건이나 담요를 깔아 이틀가량 시간을 보내게 합니다. 그러면 반려묘가 차츰 방 안에 이동장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접근은 하지 않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이때 이동장 주변에 캣닙(개박하)이나 개다래나무(마따따비), 장난감 등 반려묘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놓아두고 이동장에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도록 유도합니다. 여기까지 잘 따라왔다면 이제는 반려묘가 이동장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위치에 간식을 놓아주기 시작합니다. 반려묘가 간식을 거부하지 않고 먹으면 하루 2~3번씩, 며칠에 걸쳐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후에는 간식 위치를 조금씩 이동장 쪽으로 옮겨서 최종적으로 이동장 안에 있는 간식을 꺼내 먹을 수 있게 합니다. 이때 이동장과 거리를 너무 빨리 좁히려 하면 반려묘가 불안해할 수 있으니 반려묘 속도에 맞춰 며칠씩 여유를 두고 진행합니다. 이렇게 모든 과정을 끝마치고 나면 처음에는 마냥 경계심을 갖던 반려묘가 조금씩 긴장을 풀면서 이동장 안팎을 자유롭게 들락날락할 것입니다.
이동장 잘 들어가도 필요한 외출만
반려묘가 이동장에 들어가는 것이 별일 아니게 되면 그때부터는 간식을 먹는 동안 문을 닫아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5초, 그다음은 10초, 그다음은 15초를 세고 다시 열어주기를 반복하면 됩니다. 나중에는 반려묘가 이동장 문을 닫고 더 오랜 시간 있을 수 있도록 아예 사료가 담긴 밥그릇을 넣어주고, 다 먹는 동안 문을 닫아놓도록 합니다. 반려묘가 모든 과정을 수월하게 해내면 그다음에는 반려묘가 들어가 있는 이동장을 보호자가 들고 걸어가는 것을 연습합니다. 이동장을 들고 몇 걸음 걷다가 내려놓은 뒤 다시 문을 열어주고, 반려묘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장난감으로 놀아주면서 보상을 제공합니다. 이 같은 과정을 1~2주간 매일 반복합니다. 이때 반려묘가 이동장에 대한 긍정적 기억을 갖도록 보호자가 부드러운 말투로 칭찬해주고, 걷는 동안에도 이동장이 흔들리지 않게 조심히 다룹니다.
반려묘가 이동장에 익숙해지는 것과 자동차에 익숙해지는 것은 별개입니다. 따라서 이동장 훈련을 끝마친 다음에는 이동장을 차에 실은 뒤 첫날에는 시동만 켰다가 끄고, 그다음에는 주차장 한 바퀴를 돌고, 그다음은 동네 마트 등 가까운 거리까지 외출해보는 식으로 점점 운행거리를 늘려가기를 권합니다.
이렇게 반려묘와 함께하는 외출이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 후에도 신경 쓸 부분이 있습니다. 반려묘가 ‘외출=주사·목욕’처럼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하러 가는 것이라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진료, 미용 등이 끝나면 간식을 지급해 항상 나쁜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또 반려묘가 이동장에 자진해 들어간다고 해서 어디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반려묘의 평소 성격과 건강 상태, 나이 등을 고려해 반려묘가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편이라면 최대한 외출을 삼가는 등 보호자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