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로 한해 마무리...자유와 감동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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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1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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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버설·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 가장 사랑받는 공연, 각기 다른 감동

  • 아이에겐 꿈을...어른에겐 동심 선사

  • 美 현대미술가 키키 스미스 개인전

  • 매체 초월한 40년의 작품세계 함축

발레 ‘호두까기인형’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연말에 공연장과 전시장은 북적인다. 사람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공연장과 전시장을 찾는다.

마음에 울림을 주는 배우의 몸짓과 대사 한마디, 그림 앞에 섰을 때 받는 느낌은 특별하고 소중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만들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 동심 선사하는 연말 대표 발레 ‘호두까기인형’

고전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아이들을 꿈꾸게 하는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같은 작품이다. 성탄절 전날 밤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인형과 함께 꿈속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레프 이바노프 콤비의 안무가 더해진 ‘호두까기인형’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와 함께 고전 발레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130주년을 맞은 올해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성탄 시즌에 가장 사랑받는 인기 공연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

러시아 황실 발레의 세련미와 화려함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가장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1901~1964)의 버전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을 대표하는 무용수가 총출동했다.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이동탁, 홍향기·드미트리 디아츠코프 등 총 여덟 커플의 캐스팅이 확정됐다. 연주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맡는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겐 특별한 추억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으로 돌아갈 시간을 드릴 것“이라며 “잠시나마 현실의 근심을 잊고 관객 모두 따뜻한 연말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도 오는 25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호두까기인형’을 올린다.

국립발레단의 공연은 러시아의 전설적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이다. 주인공 소녀 이름을 ‘클라라’에서 ‘마리’로 바꾸고, 목각인형 대신 어린 무용수가 호두까기인형을 직접 연기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호두까기인형을 선물하는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를 극을 이끄는 화자로 설정했다.

박슬기·이재우, 심현희·허서명, 한나래·김기완, 박예은·하지석 등이 출연하며, 연주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

발레 ‘호두까기인형’ [사진=유니버설발레단]


◆ 치유 전하는 키키 스미스 개인전 ‘자유낙하’

40여 년 동안 어느 한 주제나 매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온 거장의 전시도 관객을 기다린다.

독일 태생의 미국 현대미술가 키키 스미스의 대규모 개인전 ‘자유낙하’가 오는 3월 12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1980∼1990년대 여성성과 신체를 다룬 조각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지만 이번 전시는 조각과 설치, 판화, 드로잉, 사진 등 140여 점을 통해 작품 세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2001년작 조각 ‘황홀’은 1990년대 이래 종교, 신화, 문학 속 여성을 모티브로 삼는 작품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빨간망토소녀 우화 중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가르자 소녀와 할머니가 함께 나오는 대목에서 모티브를 딴 작품이다.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강렬한 느낌을 준다.

2017년작 ‘세상의 빛’은 판화와 사진을 결합한 작품이다. 2005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머물던 작가가 강에 비친 햇빛을 찍은 사진으로 청사진을 만든 뒤 이를 다시 여러 번 겹쳐 판화로 찍어내는 방식으로 햇빛의 반짝임이 더욱 살아나는 효과를 거뒀다. 인생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한다.

전시 제목인 '자유낙하'는 1994년 제작한 동명의 판화 작품에서 따온 것으로,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해 온 스미스의 작품 세계를 함축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키키 스미스는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 서울에서 전시로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40여 년의 시간을 돌아보는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 매우 뜻깊다. 관람객이 이번 전시를 통해 내적 자유로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키키 스미스, '황홀' [사진=페이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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