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연말결산] 투자는 58분의 1, 활용은 4분의 1...AI 2군 국가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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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4-12-27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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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세계 6위 인공지능(AI) 강국이라는 위상과 비교해 한국의 올해 AI산업 성적표는 주요국과 비교해 초라하기만 하다.
 
제도는 이제 ‘기본법’이 생기는 단계며, 이마저도 AI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특허를 내놓는 국가 중 하나에 이름을 올리면서도 이를 산업, 학계에 적용하는 수준은 경쟁국의 절반 수준이다. 민간투자 유치에서도 크게 뒤처지고 있다. 

26일 IT(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AI분야 민간투자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벤처캐피털 스타트업 자본시장 DB기업 더브이씨(THE VC)의 통계를 보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AI분야 스타트업 투자는 1조7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IT기업들의 AI 투자액은 약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1위 AI 강국인 미국의 올해 AI 민간투자액은 792억 달러(약 1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과 AI산업 경쟁국가인 영국은 약 8조원, 캐나다는 약 4조원의 민간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토터스미디어(Tortoise Media) AI 지수 순위에서 한국(6위)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한 일본(11위)도 올해 AI 민간투자가 약 6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제도와 관련해서도 한국은 주요국과 비교해 최하위다. 한국의 AI 운영환경(Operating Environment)는 세계 35위를 기록했는데, 업계에 따르면 이는 AI관련법 또는 관련 제도를 집계해 순위를 정한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AI 기본법’이 통과됐으나, 이 역시 2026년 1월 시행으로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AI산업 경쟁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도 한국은 기본법조차 갖추지 않은 셈이다.
 
한국은 또 세계 정상급 AI개발 능력을 갖췄음에도, 이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는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연구개발 전문매체 R&D 월드(WORLD)가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AI 특허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AI관련 특허 출원은 1537건으로 중국(1만2945건), 미국(8609건)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특허가 산업, 연구, 논문 등에 인용되는 빈도를 의미하는 ‘AI 특허 인용률’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주요 특허 출원 상위권 국가 중 가장 낮았다. 한국의 인용률은 3.12건으로 미국(13.18건)의 4분의 1, 일본(6.26건), 독일(6.12건) 절반에 불과했다.
 
이 같은 수치를 반영한 듯 지난 11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AI 성숙도 매트릭스'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AI 기술성숙도와 잠재력 수준을 2군으로 분류했다. 1군 국가에는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가 포함된다.
 
구윤철 서울대 경영학부 특임교수(전 국무조정실장)는 “한국은 급격한 AI산업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며 “IT통신, 스마트폰 등 변화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매우 빠르게 전진했지만, 현재는 국가도, 기업도 준비가 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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