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이후 5일 간 제주항공 이용객 전주 대비 25% 감소
1분기 운항편 10~15% 감축 예정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제주항공이 지난해 말 여객기 참사 이후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다. 참사로 인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제주항공 이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에는 안전 운항 강화를 위해 감편에 들어갈 예정이라 당분간 여객 실적 악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항공 참사 전후 운송 실적 비교(자료=국토부).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주항공 참사 전후 운송 실적 비교(자료=국토부).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일간 국내선 8만2192명, 국제선 9만9102명 등 총 18만1294명을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로 전주인 12월 23일~27일(24만883명)과 비교하면 24.7% 감소한 수치다.

해당 기간 다른 항공사들의 경우 연말·연초 해외 여행 특수가 겹치면서 소폭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제주항공 감소폭은 더 큰 셈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여객 순위도 뒤로 밀렸다. 그 전까지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선 1위, 국적사 중에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3위를 유지했으나 사고 이후엔 LCC 3위까지 밀려나게 됐다.

참사 이후 5일간 여객 실적을 살펴보면 진에어가 20만3150명으로 LCC 중 1위를, 티웨이항공이 20만373명으로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 이용객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지난 3일 하루 기준으로는 3만1536명에 그치며, LCC 4위인 에어부산(2만8365명)과 차이가 좁혀졌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하루 만에 6만8000여건의 취소편이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평소 대비 취소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항공권 취소에 따른 유동성 문제도 제기됐다. 작년 3분기 기준 제주항공 선수금은 26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선수금은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미리 받은 대금으로 예매한 티켓 값이다.

다만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유동성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예약자 중 일부만 취소를 하고 있는 것이고, 신규 예약 유입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1400억원 상당의 현금도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 1분기 1900여편 감축···작년대비 9% 감소

제주항공 여객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제주항공이 안전 운항을 강화하기 위해 1분기 항공편을 축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감편으로 인해 기존 예약자들의 취소건이 더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2025년 3월까지 동계 기간 동안 운항편을 10~15% 줄이겠다”라며 “항공기 점검을 강화하고 정비 인력을 확충하는 등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달 6일부터 오는 3월29일까지 총 1878편을 감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제주항공은 김포~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무안~제주 등 국내 4개 노선 838편과 무안발 국제 5개 노선 278편 등 총 1116편을 감편했다. 이후 지난 8일엔 기존 감축계획에 일본, 동남아, 대양주, 중화권 노선을 추가로 감편했다.

작년 1분기 제주항공 운항편이 2만여편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약 9% 운항편이 줄어든 셈이다. 이후 제주항공은 추가로 감편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감편을 통해 항공기 안전 운항을 강화하는 한편, 정비 인력도 추가 채용해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작년 기준 522명의 정비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상반기 38명, 하반기 27명을 충원해 연말 기준 560명으로 정비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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