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출범한 우리투자증권, 5개월째 본인가 감감 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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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이 지난 8월1일 여의도 소재 TP타워에서 출범식을 갖고 우리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로 공식 출범했다. (왼쪽부터) 정호영 근로자대표 부부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조현진 우투리1기 과장 /사진=우리투자증권 제공

업계 10위 도약을 목표로 지난 7월 야심하게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초기부터 암초를 만났다. 증권업을 영위하기 위한 투자매매업 예비인가 이후 5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아직까지 본인가를 받지 못하면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7월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매매업 예비인가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본인가를 받지 못했다. 당초 회사는 3분기 중 본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5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우리투자증권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으로 지난 8월1일 공식 출범했다. 자기자본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증권업계 18위의 중형증권사로 첫발을 뗐다.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했다.


우리금융은 포스증권이 가진 디지털 역량과 우리종금이 보유한 IB(투자은행) 기반을 두축으로 삼아 우리투자증권을 성장한다는 계획이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5년차 연간 ROE(자기자본이익률) 10%, 10년 내 자기자본 5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며 초대형 IB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IB 업무에 필수인 투자매매업 본인가가 지연되면서 본격적인 업무 추에도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일정이 늦어지는 건 금융감독원에서 진행 중인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정기검사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을 계기로, 내년 계획돼 있던 정기검사 일정을 앞당겨 지난 10월 검사에 나섰다. 검사 결과도 당초 이달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내년 초로 더 미뤄졌다. 최근 정치 현안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임을 감안해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우리금융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로 우리투자증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월에는 우리금융의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투자증권도 현장검사를 받기도 했다. 투자매매업 본인가는 금융위가 담당하지만, 실질적인 심사는 금감원이 맡고 있다. 본인가 신청 전에 금감원과 사전협의를 거치는데 아직 금감원의 승인 사인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내년 초까지 본인가 심사가 늘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부당대출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투자증권의 인허가 절차를 이와 별개로 진행하기에는 금융당국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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