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김세현처럼···다시 한 번 영웅 군단의 '특급 클로저' 데려온 KIA[스경X이슈]

잠잠하던 ‘디펜딩 챔피언’ KIA가 빅딜을 성사시켰다. 키움의 불펜 투수 조상우를 트레이드 영입하며 스토브리그에 다시 불을 지폈다. 7년 전 트레이드로 데려왔던 김세현이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던 것처럼, 조상우가 장현식의 이적으로 헐거워진 뒷문을 막아주길 바라고 있다.

KIA는 19일 “키움에 202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 그리고 현금 10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조상우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조상우는 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최고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강속구가 주 무기이며, 꾸준히 리그 최정상급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입단 직후부터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불펜 필승조로 활약했던 조상우는 2017년 잠시 선발로 전향했다가 곧바로 불펜으로 돌아갔다. 2019년 20세이브, 2020년 33세이브로 키움 뒷문을 꾸준히 지켰던 조상우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한국 야구대표팀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복무를 마친 뒤 올해 키움에 돌아와 44경기에서 1패 6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18로 활약한 조상우는 부상 때문에 후반기에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조상우의 1군 통산 성적은 343경기 33승 25패, 88세이브, 54홀드, 평균자책점 3.11이다.


KIA는 올해 통합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불펜 투수 장현식이 FA로 풀렸으나 잡지 못하고 LG에 내줬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80홀드를 기록하며 주축 불펜으로 활약했던 장현식의 이탈은 KIA에 큰 타격이었다.

자연스레 KIA의 스토브리그 과제도 불펜 보강이 됐다. 마침 리빌딩에 돌입하면서 이번 시즌 중반 조상우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놨던 키움과 선이 닿았고, 키움이 모으고 있는 신인 지명권을 트레이드 카드로 제시한 끝에 조상우를 얻었다.


KIA가 키움과 불펜 투수 트레이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7년 전인 2017년 트레이드 마감일에 KIA는 왼손 투수 이승호와 손동욱을 넘기는 대신 당시 키움의 마무리 투수였던 김세현과 내야수 유재신을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당시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김세현이었다. 당시 KIA는 김윤동과 임창용 등 필승조의 마지막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김세현이 들어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김세현은 KIA 이적 후 21경기에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하며 KIA의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세이브 2개를 따내며 통합 우승에 공을 세웠다.


조상우는 트레이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당시 김세현보다 훨씬 뛰어난 투수다. 묵직한 강속구는 물론이고 필승조,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하다. 관건은 지난 7월 부상을 당한 뒤 시즌 조기 마감의 원인이 됐던 오른쪽 어깨인데, KIA가 트레이드를 자신있게 진행한 것을 보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만약 조상우가 건강한 상태로 2025시즌을 소화할 수 있다면, KIA의 불펜은 통합 우승을 한 2024시즌보다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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