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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시설 공습 옵션 검토" WSJ 기사에 대한 생각

2024.12.16. 오후 3:29
by X

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예비 내각에서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무력 사용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미군이 직접 폭격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중동 지역에 미국이 대규모 항모 등을 보낸 후, 이스라엘에서 대리 공격(?)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한다.

시리아의 정권이 교체됐다. 친러시아, 친이란 성향의 아사드 정권이 무너졌다. 현재 정권을 잡은 구 반군 세력은 물 밑에서 터키, 미국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이란 폭격 관련 이야기가 외부로 흘러나오는 것 자체가 메시지라고 본다.

러시아 입장에서 시리아의 정권 교체를 보자. 냉전 시대부터 시리아는 소련이 지중해,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점이었다. 지역 거점 국가의 권력이 교체됐다. 북극(북극 항로 개발), 유럽(러-우 전쟁), 중동-아프리카(반군 지원), 동북아 지역(북한/동시베리아)까지 세력권을 확장하려는 러시아의 글로벌 확장 전략의 큰 축 중 하나인 시리아가 무너졌다.

만약 시리아 내 러시아 해군 기지 사용에 제약이 생긴다면, 리비아 또는 수단으로 거점을 옮겨야 된다. 모든 측면에서 손해 막심한 일이다. 지금 시점에 러시아 국민들에게 설명하기도 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시리아 구 반군 세력의 선택에 모든 걸 맡길 수도 없다.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는 트럼프가 취임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중동 지역의 중요 거점을 잃을 위기다. 나토의 동진에 대항하겠다는 명분 하에 시작한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푸틴은 이런 상황에 큰 소득 없이 휴전을 할 수 없다.

즉,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엄청난 전리품'을 얻지 못할 경우, 휴전을 할 수 없다. '엄청난 전리품'은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엄청난 굴욕'이 된다. '러-우 전쟁'은 시리아 정권 교체로 인해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러시아가 시리아를 잃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러시아의 우방 '이란 폭격'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리아 정권 교체로 이란의 '시아파 벨트', '저항의 축'이 무너졌다. 이란의 중동 영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폭격에 러시아와 이란이 아무런 대응도 못하면, 물 밑에서 두 국가를 따르던 나라들은 순식간에 빠져나갈거다.

OPEC을 OPEC+로 변화시키면서,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도, 러시아계 유태인들을 통해 쌓아올린 이스라엘과의 우호적 관계도 다 무너진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이익을 챙겨오던 터키도 급격히 미국 쪽으로 기울어질 수 밖에 없다.

러시아는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러-우 전쟁'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을 펼칠 힘을 급격히 잃어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가 기댈 곳은 원래부터 껄끄럽고, 믿음도 잘 가지 않는 중국 밖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현재 상황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거다. 막말로 북한도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년 넘게 집권한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으로 러시아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는 다음달 취임식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초청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렸다(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은 거절했다). 2025년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은 여러가지 모양으로 표출되겠지만, '극단적 사태', '큰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중국 입장에서도 현 시점에 굳이 트럼프와 갈등 수위를 높이고, 싸워야 할 이유도, 여유도 없다. 얼마 전 끝난 경제공작회의를 보면 중국은 당분간 '내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내수 활성화가 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된 시점에 대만을 두고, 미국과 갈등을 높여나갈 이유가 없다.

환율도 만지고, 돈 풀고, 금리 낮추고, 수출 쏟아내면서 최대한 버티고, 버티면서, 극단적 상황을 막고 시간을 끌면 된다. 중국 입장에서 트럼프 정권 4년은 금방이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가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60% 관세'도 현실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이 뭔가 줄테고, 미국도 뭔가 줄 것으로 본다. AI 반도체 등을 둘러싼 공중전은 좀 있겠지만, 현재 수준 이상으로 무역 갈등이 확대될 확률은 낮다고 본다. 오히려 현재보다 '미-중 무역 갈등'의 강도가 낮아질 확률이 높다고 본다.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볼 국가 중 하나가 우리다. 이 얘기는 따로 또 길게 다뤄볼 문제다).

2025년 주목할 것은 '미-중 관계'가 아니라, 중동 지역 정세 변화라고 생각한다. 시리아 정권 교체의 나비 효과가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잘 지켜봐야 된다. 러시아의 지원 속에 이란이 단기간에 핵 개발을 할 수도 있다. 평소 같으면 절대 불가한 일이겠지만, 지금은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 러시아는 '이란의 핵 개발 지원'을 최소한 '물 밑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중동 지역 정세 변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5년, 아무 것도 단정할 수 없고, 예상치 못한 그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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