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이유 중 하나로 '미 연준은 단기 채권 늘리고, 장기채권을 줄일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서 저의 생각을 작성해보도록하겠습니다.
우선, 미 연준이 왜 단기채권을 늘리고, 장기채권을 줄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는지, 근거 부터 들어봐야합니다.
워낙 많은 논문들이 있지만,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국채 포트폴리오의 장기 만기 구성에 대한 고려사항" 이라고 생각하여, 해당 논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연준 논문 :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국채 포트폴리오의 장기 만기 구성에 대한 고려사항
논문의 내용을 쉽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미국 연준은 경제를 안정화하고 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대규모로 장기 국채를 매입했습니다.
이 정책의 결과, 시장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과 가계는 낮아진 장기 금리 덕분에 더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는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의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연준이 장기채권을 대량으로 매입하면서, 연준의 국채 포트폴리오에서 장기채권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습니다. 연준의 국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SOMA Treasury 평균 만기(duration)가 민간(privately held)이 보유한 국채의 평균 만기보다 더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표 2에 따르면, 연준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게 되면서, 장기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연준이 장기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한 결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1%포인트 이상 낮추는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습니다(Gulati and Smith, 2022)
특히, 도표 2를 바라보게 될 경우 연준의 SOMA 포트폴리오가 장기 금리를 단기간에 낮췄을 뿐만 아니라, 이 효과가 오랫동안 유지되었음을 보여줍니다.
2024년 2분기 기준, 연준의 국채 보유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1%포인트 이상 낮췄다고 평가됩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주장을 펼치게 됩니다.
지금 장기채권을 너무 많이 보유하니까 시장에 왜곡을 주고 있잖아, 우리 단기 채권 조금 더 늘리는거 어떻게 생각하니? 이게 단기 채권 늘리는게 좋은 이유를 설명해볼께..
주장1 : 정책의 유연성을 위해서, 만기가 좀 짧은 대차대조표를 유지하자.
예를 들어, 단기채권을 꽤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나중에 단기채권을 매도하고 장기채권을 매수할 수 있다.
즉, 나중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할 수 있다.(정책의 유연성을 강조)
Q :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가 왜 좋은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란 연준이 단기채권을 매도하고 장기채권을 매수하는 정책입니다. 단기채권 매도는 준비금을 흡수해 금리를 약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채권 매수로 인해 장기 금리는 하락합니다. 장기 금리가 낮아지면 경제 활성화 효과가 매우 커지게됩니다. 단, 이 정책의 치명적인 단점은 '단기채권'을 대규모로 매도를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들이 '단기채권'을 매수하고자하는 수요가 강하게 있어야합니다. 따라서, 유동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을 경우 사용이 가능한 정책입니다. |
2. 대차 대조표를 안정화 시켜야한다.
연준이 장기채권을 많이 보유할 경우, 금리 상승 시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우리 중앙은행 입장을 바라보면, 우리는 채권 밖에 투자를 못한다. 즉, 금리가 20~30% 이렇게 상승하면 우리는 채권 손실이 너무 커져서 위험을 감당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를 통해서 금리 위험을 분산 시킬 수 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듀레이션이 짧은 포트폴리오를 유지하여 금리 위험을 최소화하고, 민간 부문이 자연스럽게 장기채권을 더 많이 보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3. 연준의 국채 보유가 민간 시장에 불필요한 영향을 주지 않아야한다.
만약 민간 시장의 국채 평균 만기가 5년인데, 연준의 포트폴리오 평균 만기가 15년이라면, 연준의 장기채권 비중이 시장 금리에 인위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 만기를 비슷하게 유지하면 이러한 문제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연준이 보유한 국채의 평균 만기를 민간 시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면, 연준의 행동이 민간 시장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결국, 민간 시장의 국채 평균과 비슷한 만기를 구성하거나 변동성이 매우 낮은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구성하자는 주장입니다. 이것이 '시장 중립성'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위 3가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결국 '단기 채권 발행 or 단기 안전자산'을 충분히 제공을 해줘야합니다. 그래서 4번째 주장으로 '안전자산 제공'이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4. 안전 자산 제공
단기 안전자산의 공급이 부족하면 금융기관들은 위험이 큰 자산에 투자하거나, 장기 채권으로 전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단기 안전자산이 충분히 공급되면 민간 기관들은 자산 구성에서 보다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금융 시스템은 외부 충격에 더 강해집니다.
따라서, 연준과 재무부가 단기 국채와 오버나이트 역레포(ON RRP), 준비금을 통해 이러한 자산을 제공하면, 민간 금융기관의 과도한 만기 전환을 억제하고 금융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실제로 '단기 채권 공급'이 충분히 가능한지를 분석한 차트를 보여줍니다.
해당 차트의 의미를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연준이 과거에 단기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면 민간 시장에서 단기 안전자산 공급이 줄어들어 금융시장 안정성에 부담을 줬습니다.(단기 국채를 희망하는 사람은 많은데, 이걸 미국 연준이 다 구매해버리니까 단기 금리가 상승했음.)
그러나 2019년 이후 단기 국채 발행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민간에서 안전자산 수요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즉, 단기국채가 많이 공급 되기 떄문에 단기금리가 크게 튀어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
즉, 이 차트는 연준이 단기 국채 중심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더라도, 충분히 문제가 없음을 주장하면서 천천히 '단기 채권 비중'을 늘려보자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 논문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우선, 단기채권 비중을 늘릴 경우의 장점은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해서, 나중에 불가피한 사건이 터질 때 대응하기가 쉬워짐
대차대조표의 손실을 줄일 수 있음.
민간 시장에 불필요한 부작용을 만들어내지 않을 수 있음.
다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존재합니다. 바로 '단기 유동성 부족' 사건입니다.
미 연준이 단기채권을 매입하게 될 경우, 시장에 공급되는 단기채권이 줄어들게 됩니다.
매우 많은 투자자들이 '단기 채권'을 투자하면서 수익을 얻고 있었는데, 이제 시장에 유통되는 단기채권이 매우 귀해졌습니다.
연준이 단기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하면 금융기관들은 준비금(현금)을 보유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 금융기관(예: 머니마켓 펀드)들은 준비금을 보유할 수 없고, 단기채권이나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급이 원활하게 나타나지 않을 경우 비교적 위험한 단기채권을 매입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런 환경에서 위험한 경제 상황이 나타나게 될 경우, 안전 자산이라고 취급했었던 단기 채권 금리도 폭등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지금 연준이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위 부분에서의 단기 채권 수급 문제 입니다. 따라서, 연준이 단기채권 비중을 늘리려면, 단기 자금 시장에 충분한 안전자산 유동성이 존재하는 환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아래 Greenwood, Hanson, and Stein(2015; 2016)의 내용 참고)
그렇다면, 2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번째 재무부가 단기 국채(Treasury bills)를 충분히 발행해야 합니다.
충분한 단기 국채가 발행이 되어야지 민간의 수요를 충족하고 시장의 단기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연준에서 1조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면, 여기서 단기채권 발행 규모를 늘리는 것입니다. 단, 이 과정에서 '장기 채권 발행 규모'는 감소하게 됩니다. (시장에 안전자산 공급이 증가하고, 비교적 위험한 자산의 비중은 낮아지게 된다.)
두번째, 연준은 금융기관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공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최근까지는 RRP 잔고가 있었습니다. 연준에서 단기채권을 모두 흡수하게 될 경우, 단기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긴급 유동성을 확보 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해야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핵심 인사이트> 많은 사람들이 연준에서 '장기 채권을 줄이고, 단기채권을 늘린다' 라는 사실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즉, 역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논리 구조로 "장기금리가 상승한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단, 이 논리구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데 바로 '장기채권 발행규모가 여전히 매우 높을 것이다'라는 관점하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최근 장기채권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장기채권 발행규모는 많은데, 이걸 사줄 사람이 없습니다. 특히 여기서 앞으로 '연준'에서도 안 사줄려고 하다보니 더욱 충격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죠. "미국 장기채권을 3000억 달러나 발행한다고? 지금 장기채권을 사줄려는 사람은 2000억달러 밖에 없는데... 나머지 1000억달러는 누가 사줌? 수요는 없는데 공급이 많네.. 채권 가격 하락하겠다." 그러나, 이제 이 장기채권의 발행규모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미국 장기채권을 500억 달러 밖에 발행을 안한다고?? 지금 장기채권을 사고 싶은 사람들이 1000억달러를 가지고 있는데.... 너무 장기채권 적게 발행하는거 아닌가?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없네... 채권 가격 상승하겠다" 즉, 여러분이 연준의 역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장기채권을 매도하고 단기채권을 매수)를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수요측(누가 단기채권을 사는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시에 공급측(단기채권이 충분히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 연준에서 단기 채권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 1,000억달러의 장기채권을 매입하지 못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재무부에서 장기 채권 발행을 2,000억 달러를 줄인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실제로 장기채권이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1,000억 달러가 되는 것이고 장기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게 되는 것 입니다. 이렇듯, 재무부와 연준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채권 비중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교란을 주지 않기 위한 방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위해서 오늘날 캔자스시티 연준에서 관련 논문을 작성하고 있는 것 입니다. (연준의 논문은 위기를 조장하기 위함이 아니라, 향후 발생 할 수 있는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 논문을 작성합니다. 이번 논문을 통해서는 장기금리 상승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정부 부채의 만기 구조와 금융 안정성의 관계
위 논문의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Greenwood, Hanson, and Stein(2015; 2016)의 "단기채권 부족이 초래한 문제"의 의미를 이해해야합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주 월요일 00시부터 일요일 24시까지 집계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