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박동이 빠르게 부르르 떨리는 '심방세동'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이 최근 10년 새 두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날이 춥고, 연말 술자리가 많은 지금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낮은 온도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심장에 부담을 준다. 기온이 섭씨 10도 떨어질 때마다, 심방세동 발병률이 2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음주도 심방세동 위험을 높인다. 하루 소주 한 잔만으로도 심방세동 위험이 16% 증가한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라면 심박수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술을 마시는 중 심박수가 증가하는 건 정상적인 반응이다. 알코올은 피부에 있는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떨어뜨린다. 이때 몸에선 혈압을 다시 높이려고 심박수를 올린다. 알코올이 대사되면 정상으로 돌아간다.
심방세동 환자 중 대부분 고혈압·당뇨 갖고 있어
심방세동은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을 때 발병률이 높아진다. 부정맥학회가 발간한 ‘한국 심방세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2년 심방세동 환자의 주요 동반 질환은 ▲고혈압 80.5% ▲당뇨 31.5% ▲만성콩팥병 27.6% 등이었다. 고혈압은 가장 흔한 연관 질환으로, 지속적인 혈압 상승이 심방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해 심방세동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당뇨병 역시 심혈관계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가하고, 염증 반응과 대사 장애를 유발해 심방세동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전해질 불균형과 체액 과다로 인해 심장 전기 신호의 불안정성이 커져 심방세동에 취약하다.
심방세동 증상, 놓치기 쉬워… 놓치면 안 되는 신호는?
심방세동 증상은 놓치면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는 증상을 경미하게 느끼고,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증상을 잘 알아두는 게 좋은데, 대표적으로는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숨이 차는 호흡곤란 ▲어지럼증 ▲피로감 ▲가슴의 불편감 등이 있다. 환자가 가장 흔히 경험하는 증상은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박동하는 느낌이다. 60세 이상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 등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전도를 매년 한 번씩 촬영하면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심방세동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 시술, 수술 등으로 나뉜다. 약물 치료는 빠른 맥박수를 조절하는 ‘맥박수 조절’이나 정상 리듬으로 복원하는 ‘리듬 조절’로, 심박을 안정화하고 증상을 완화한다. 리듬 조절을 통한 맥박 정상화 치료는 심방세동의 유병 기간이 짧을수록 성공률이 높다. 약물치료로도 호전이 되지 않는다면,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다. 고주파나 냉동 에너지로 비정상 전기 신호를 차단해 심박을 정상화한다. 젊은 환자, 약물 치료 실패 환자, 심방세동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 환자에서 효과를 보인다. 심방세동 치료는 환자의 연령, 건강 상태, 심혈관계 질환 여부 등 개인별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심방세동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기저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은 심혈관 건강을 증진한다. 음주와 흡연은 줄이고,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혈압·혈당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한다. 명상이나 심호흡 운동, 적절한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