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그룹 더보이즈의 이적을 두고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더보이즈 멤버 전원이 IST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 MC몽이 공동 설립한 원헌드레드로 완전체 이적을 발표한 가운데, 상표권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됐다.
원헌드레드는 4일 “IST엔터테인먼트의 무리한 협상 조건으로 인해 더보이즈가 지켜온 상표권을 지킬 수 없게 됐다”라며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더보이즈’ 상표권을 두고 협의 중인 사실까지만 알려진 가운데 사실상 상표권 협상이 결렬됐다고 먼저 알린 셈이다.
더보이즈는 5일 IST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됐다. 원헌드레드는 IST엔터테인먼트와 더보이즈 상표권을 취득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협상이 결렬될 것을 대비해 지난 8월부터 ‘뉴보이스’, ‘더뉴보이즈’, ‘티엔비지(TNBZ)’ 등의 상표권도 대거 출원한 상태다.
원헌드레드는 상표권 협상 결렬 이유를 IST엔터테인먼트의 ‘욕심’으로 꼽았다. 더보이즈 상표권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수십억 원을 요구하는 등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억지를 부렸다는 것이다. 반면 IST엔터테인먼트는 “11인 전원에게 상표권 무상 사용 권리를 제공키로 하고, 이미 그 뜻을 멤버들에게 전달했다”라며 “팀의 영속성과 팬과의 장벽 없는 만남을 지지하는 마음에서 멤버 당사자에게 무상 사용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 더 올바르다고 생각했다”라고 ‘수십억 요구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원헌드레드는 회사가 더보이즈의 상표권을 갖는 방식을 바라고 있지만, IST엔터테인먼트는 더보이즈의 상표권은 온전히 멤버들 본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보이즈 멤버들이 이후 원헌드레드를 떠나 다른 회사로 또 다시 이적할 경우, 멤버들은 또다시 더보이즈라는 이름을 두고 다툼을 벌여야 할 가능성도 생긴다. IST엔터테인먼트는 애초에 이런 ‘경우의 수’를 배제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원헌드레드는 “IST엔터테인먼트가 무상으로 더보이즈 상표 사용권을 줬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4일 IST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전해온 협의안의 3가지 조건 중 2가지가 당사의 입장이 아닌 아티스트 입장에서 불리한 조건이었다”라고 다시 입장을 냈다. 이들은 IST엔터테인먼트가 멤버들이 가져야 할 정산의 권리를 빼앗아가면서까지 상표 사용권을 제공하겠다고 했다며 “IST엔터테인먼트 입장문을 통해 더보이즈와 팬들이 아무런 협상 조건 없이 상표 사용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했고, 저희 원헌드레드도 IST엔터테인먼트와 아티스트 간에 무상 상표권 사용 협상이 완료되었음을 인지하겠다”라고 했다.
상표권 양도는 연예계에서도 민감한 부분이다. 다만 가요계에서는 인피니트, 갓세븐, 지드래곤이 무상으로 상표권을 양도받은 미담이 존재한다. 하지만 상표권 무상 양도가 당연한 것은 아니다.
대중문화예술업 표준전속계약서 제8조(상표권 등) 3항에 따르면 기획업자 3항에 따르면 기획업자(소속사)는 계약종료 시 가수의 성명, 가수의 동일성을 나타내는 일체의 것을 사용해 개발, 출원, 등록한 상표 및 디자인을 이전해야 하고, 이는 합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4항에 따르면 기획업자가 상표 및 디자인 개발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는 등 특별한 기여를 한 경우 권리 양도시 기획업자는 가수에게 이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정산 시 비용을 이미 공제했다면 다시 요구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경우 소속사가 소속 연예인의 브랜딩을 하는데 큰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 통상적이므로, 상표권 양도가 ‘무상’이 아니라 ‘유상’일 경우가 다수인 것은 표준전속계약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원헌드레드는 상표권 분쟁과 함께 ‘구보 및 콘텐츠 수익 정산’, ‘마스터권(저작인접권)’, ‘굿즈 재고 판매’를 문제 삼았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원헌드레드의 주장에 “무리한 주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보 및 콘텐츠 수익 정산의 경우 전속계약 종료 후에는 우햐향 곡선을 그리는 것이 사실이고, 눈에 띄게 큰 수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 않아 1, 2년 정도의 정산 후에는 명목상으로만 그친다는 설명이다.
마스터권 역시 원 소속사의 권리로 봤다. 관계자 A씨는 스포티비뉴스에 “마스터권은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십억 수백억을 들여 기획사가 제작한 회사의 재산이다. 아티스트가 회사를 나갔다고 해서 마스터권을 양도해야 한다는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관계자 B씨도 “말장난”이라고 꼬집었다. B씨는 “마스터권은 회사의 권리가 맞다. 더보이즈가 이적했다고 해서 회사가 공들인 결과물에 대한 것이 함께 이동되어야 하고, 아니면 아티스트에게 빨대를 꽂는 것이라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며 “일을 IST엔터테인먼트가 하고 더보이즈가 이적했으므로 그에 대한 월급은 앞으로 원헌드레드가 받겠다고 하는 게 이치에 맞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원헌드레드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가진 해묵은 감정을 ‘화풀이’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원헌드레드의 자회사인 빅플래닛메이드는 엑소 첸, 백현, 시우민의 이적과 관련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음원 유통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을 벌이고 있다.
빅플래닛메이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계열사 및 자회사에 속하는 기획사와 그 외 기획사 간 유통수수료를 차별적으로 부과하는 사실을 파악한 후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제를 검토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신고서도 접수했다. IST엔터테인먼트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라, 이러한 갈등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더보이즈 멤버 뉴는 5일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원헌드레드는 우리의 상표권을 갈취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지금 누군가의 편을 들려는 게 아니라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또한 두 회사의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며 “협상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고, 지금도 저희와 원헌드레드는 IST엔터테인먼트와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밝혔다.
더보이즈가 IST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종료됐고, 아직 상표권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멤버들은 당분간 더보이즈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 취재에 따르면 원헌드레드는 11월부터 더보이즈 멤버들이 앰배서더를 맡은 브랜드 등 업계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12월 6일부터 더보이즈라는 이름을 빼달라”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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