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첫 상견례를 갖고 혼란한 국정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국정안정협의체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의협조를 강조하고, 권권한대행은 야당에 의해 강행 처리된 탄핵 소추안 철회와 함께 대통령제 개헌 추진을 요청했다.
이 대표와 권 대행은 중앙대 법대 2년 선후배 사이로 대학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모두발언에서 은근한 기싸움을 벌였지만,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대화를 이어갔다는 전언이다.
권 권한대행은 이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최재해 감사원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총 14건의 탄핵소추안이 지금 헌재에 계류 중"이라며 "작금의 국정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이전에 남발했던 탄핵소추를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 헌법재판소의 부담을 덜어주고, 국정 마비 상황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이 대표가 안보와 국방을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의 임명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나도 환영하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권한대행은 "우리 헌정사에 세 번에 걸쳐 탄핵 정국이 있었다"라며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대통령 중심제가 과연 우리의 현실과 잘 맞는지 이 시점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개헌 논의를 제안했다.
이어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인 대통령제를 좀 더 많은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고 상생할 수 있는 체제로 바꿔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해 이 대표의 전향적 자세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권 대행에게 "국민의힘의 요즘 상황이 그리 녹록지않을 텐데, 확고한 지도력으로 혼란스러운 국정을 신속하게 정리해 주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는 "전쟁처럼 상대방을 제거해 버린다든지 나 혼자만 살겠다는 태도를 가지면 공동체가 유지될 수 없다"며 "서로 존재를 인정하고 적정하게 양보하고 타협해서 일정한 합의에 이르게 하는 게 정치 본연의 임무인데, 지금은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 돼버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조속히 민생 안정을 위한 '민생 추경'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 전향적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국회 1, 2당과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권성동 대표께서 제가 제안했던 국정안정협의체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하시는 데 필요한 부분까지 양보할 수 있다"고 거듭 국정안정협의체 참여를 촉구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권 권한대행을 향해 "대학 선배고 어릴 때 고시 공부를 같이했던, 옆방을 쓰던 선배다. 개인적으로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비공개 자리에서 약 30분 동안 논의를 이어갔으나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다만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참여 여부와관련해선의원총회에서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여야의 입장 차가 뚜렷한 국회의장제안계엄사태 국정조사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 헌법재판관 임명 등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
이날 회동엔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와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해식 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대표 수행실장이 배석했다.국민의힘에서는 권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박수민 원내대변인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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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예 기자 eas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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