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지난 3일 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대화가 공개됐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로”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국회 본회의장으로 소집했다.
주철현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신속·체계적인 민주당 대응’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작성했다.
주 최고위원은 “지금도 3일 밤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된다”며 “평온하기 그지없는 대명천지 선진 민주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이라니”라고 적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처와 한걸음에 국회로 달려와 지켜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에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주 최고위원은 “집에서 택시를 타고 22시 50분경 국회에 도착하니 경찰들이 버스로 출입문을 폐쇄하고 출입을 막고 있어, 국회 운동장 부근 담장을 넘어가다 쇠창살에 걸려 양복바지가 찢어지고 허벅지에 피멍이 들기도 했다”며 “다시는 이런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하루속히 파면하고,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최고위원은 글과 함께 민주당 의원들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캡처 사진을 첨부했다. 지난 3일 밤 10시 27분 천준호 의원이 가장 먼저 “특보 윤석열 긴급 발표”, “계엄 선포”라고 소식을 전했다.
당황한 것을 보이는 허영 의원은 “뭡니까?”라고 묻고, 최민희 의원도 “어떻게 해야 하죠? 뭐죠?”라고 물었다. 이에 천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국회로 모여야 한다”고 의견을 냈고, 의원들은 “지금 국회로 가겠다”, “국회로 모입시다”라고 호응한다.
이 대표도 “국회로”라며 정확한 지침을 내려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로 모일 수 있게 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보좌진들도 모두 국회로 오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며 국회 경내 진입 방법을 공유했다. 위성곤 의원은 밤 11시 7분 “문을 열고 올 수는 없다. 국회경비대가 서울청 소속이라 국회가 컨트롤 불능”이라며 “담을 넘어요. 한강변 쪽으로”라고 말했다. 정진욱 의원은 “담 국회 뒤쪽으로 돌면 넘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과 국민의힘 18명의 의원이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집결했고, 계엄 선포 2시간여 만인 4일 오전 12시 40분께 계엄 해제 요구안을 상정하기 위해 필요한 의결 정족수 150여명이 모였다.
오전 1시께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국회 요구에 따라 오전 4시 27분께 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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