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검 전경/뉴스1 DB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20년 전 경기 안산시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강도 살해 범행을 저질렀던 4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강도살인 혐의로 A 씨(44)를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당시 20대)는 지난 2001년 9월8일 오전 3시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B 씨 집에 침입해 B 씨(당시 37)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현금 1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공범 1명과 함께 범행했던 A 씨는 연립주택 외벽의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간 뒤 B 씨 집 창문을 통해 침입했다. 안방에까지 들어간 A 씨는 자고 있던 B 씨와 그의 아내를 흉기로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했다.
그리고 B 씨 부부가 격렬히 저항하자 B 씨의 목과 심장, 복부 등을 20여 차례 찌르고 현금 100만원을 빼앗아 도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B 씨 아내를 결박할 때 사용했던 검정 테이프 등 증거물을 확보해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지만,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DNA 검출에 실패했다.
CCTV 등에서도 A 씨 일당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졌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됐다.
그러던 중 경찰은 지난 2020년 증거로 보관해 오던 검정 테이프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다시 DNA 분석을 의뢰했으며, 얼마 뒤 동일 DNA를 가진 인물인 A 씨를 찾아냈다.
A 씨는 동종의 다른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2017년부터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이후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전주지검은 DNA 재감정과 A 씨 주변인들에 대한 압수수색, 계좌추적, 법의학 자문 의뢰 등 보완 수사를 진행, A 씨를 기소했다. 다만 현재까지 공범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공소 유지 과정 등에서 공범 관련 단서가 확인되면 즉시 수사에 착수해 죄책을 철저히 밝혀내겠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과학수사를 통해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미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 씨는 2007년 살인죄 공소시효가 15년에서 25년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5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일명 '태완이법'이 시행됨에 따라 범행 입증 시 강도살인죄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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