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가 20여일 뒤 끝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59억달러(약 8조6836억원)어치의 대규모 군사·재정 원조를 발표했다.
바이든은 30일(현지시각) “내 지시에 따라 미국은 나의 남은 임기 동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할 것”이라며 약 25억달러어치의 추가 군사 원조를 발표했다. 원조 품목에는 방공 무기, 155㎜와 105㎜ 포탄, 대전차 미사일이 포함됐다. 이번 원조는 미군의 무기 재고를 외국에 이전할 수 있는 대통령의 인출 권한을 이용하는 12억5천만달러어치와, 의회를 거친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법에 따른 12억2천만달러어치로 이뤄져 있다.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군사 원조와는 별개로 우크라이나의 재정을 직접 보조하기 위한 34억달러의 원조 제공을 발표했다.
대규모 원조 제공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전황이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 속에 발표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의 11월 대선 승리 이후 원조 제공을 서둘러왔다.
그러나 바이든이 원조 확대 노력을 강조하고는 있어도 트럼프가 집권하면 상황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원조에 부정적 시각을 보여온 트럼프는 이달 초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줄일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원조에 배정된 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위해 의회가 배정한 예산은 이달 초 기준으로 56억달러가 남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에 이를 모두 사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게 미국 국방부 쪽 설명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에 이 예산에서 쓰겠다고 발표한 12억2천만달러가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군사 원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재무부가 주관해 우크라이나 재정을 지원하는 예산도 이번 사용으로 고갈 상태가 됐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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