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 특검법'은 거부권 행사 시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 추천 후보자인 마은혁 후보자는 임명을 보류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오늘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정계선 후보자와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는 임명하되, 또 다른 민주당 추천 후보인 마은혁 후보자는 임명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여야 합의를 통해 헌법재판관을 임명해 온 헌정사 관행을 강조한 전임 권한대행의 원칙을 존중하고, 그동안 진행돼온 여야 간 임명 논의과정을 고려했다"며 "나머지 한 분은 여야 합의가 확인되는 대로 임명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법'(내란 일반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습니다.
그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국민적 의혹 해소라는 특검법 입법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헌법을 수호할 책무가 있는 정부로서 그 위헌성이 해소되지 않고 국익과 국민 기본권 측면에서도 우려가 많은 법안들을 그대로 공표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자세인지 수없이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특검 후보 추천권이 야당에만 부여돼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될 우려가 높다는 겁니다.
내란 특검법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의혹 전반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검 후보자는 대통령이 포함되지 않은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중 다수당이 각각 한 명씩 추천하게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후보자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합니다.
김 여사 특검법 역시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한 명씩 특검 후보를 추천합니다. 대통령은 두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해 임명하게 됩니다.
최 권한대행은 "무엇보다 특검 제도는 헌법상 삼권분립의 예외적 제도인 만큼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국민들이 특검 수사 결과를 수용하고 그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야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강구해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현 기자 (lee.jihyun4@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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