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을 불기소 처분해 탄핵소추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 탄핵심판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할지를 두고 양쪽이 공방을 벌였다. 청구인인 국회 쪽에선 탄핵소추 사유를 정확히 특정하기 위해선 불기소 처분 과정에 누가 참여했는지 등을 알기 위해 수사기록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사들 쪽에선 애초 탄핵소추 사유가 추정에 근거했던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헌법재판소는 8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들의 탄핵소추 사유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하고 범죄 정황이 있는데도 불기소해 검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했다는 것이다. 탄핵 청구인인 국회는 2020년 4월7일 김 여사가 처음으로 고발된 뒤 4년여 만인 지난해 7월20일 검찰이 김 여사를 검찰청이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한 것을 수사 특혜라고 봤다. 또한 검찰은 지난해 10월17일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고 허위발언을 한 의혹도 있다. 당시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아닌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관련으로만 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 쪽 대리인들은 우선 김 여사 수사 특혜 의혹에 대해선 “수사장소 선정과 관련해 (검찰이) 재량을 갖고 있다. 다른 조사에서도 서면조사 등을 한 적이 있고, 경호나 안전을 이유로 적절한 조사방법을 정한 것이므로 수사상 특혜를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허위 발언’ 의혹에 대해선 “전체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하면 허위가 아니고, 언론의 (허위 발언) 의혹제기 이후에 이에 해명하는 공지문자를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 국회 쪽 대리인단은 탄핵소추 사유가 사건 처리에 대한 검찰 내부 의사소통 과정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수사·재판기록을 법원과 검찰에서 받아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검사들 쪽에선 반대했다. 최재훈 검사 쪽 변호사는 “단순히 하나의 추상적인 의심을 갖고 탄핵 소추를 해놓고 여러 자료를 입수해서 다시 구체적 사실을 특정해서 주장하겠다는 것”이라며 “엄정한 탄핵심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수사·재판기록을 요청하기 전에 탄핵소추 내용을 먼저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고 국회 쪽에 주문했다. 김형두 재판관은 “(소추사유를) 특정하지 않고 그냥 막연하게 추측이나 짐작으로 ‘이거는 탄핵사유가 있다’ 이렇게 주장하면 대상이 분명하지 않은데 저희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일단 수사·재판기록에 대한 양쪽 의견을 더 들어본 뒤 수사기관과 법원에 자료를 요청할지 다음 준비기일에 논의하기로 했다. 세번째 변론준비기일은 오는 22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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