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 올해 첫 月 1000대 넘겨···‘Q4 이트론·ID.4’ 덕 톡톡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아우디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다. 최근 양사는 주력 신차 부재 및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1위 경쟁 여파로 판매량이 크게 줄었으나, 지난달엔 1000대를 넘기며 판매량이 회복됐다.

특히 지난달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로 인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양사는 각각 ‘Q4 이트론’과 ‘ID.4’가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성장을 이끌었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아우디코리아 판매량은 1010대, 폭스바겐코리아는 1445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각각 9.7%, 72.8%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전월대비 1.3%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평균치를 크게 웃돈 셈이다.

당초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벤츠, BMW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며 국내 수입차 시장 상위권을 점령했으나, 최근 들어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아우디 판매량은 179대, 폭스바겐은 53대에 그치며 바닥을 쳤고, 이후 판매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수백여대 판매에 그치며 침체기가 계속됐다.

양사는 디젤게이트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으며, 이후에도 물량 부족 및 인증 문제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아우디는 전동화 전환에 따른 신차 공백과 주력 모델인 A6 신형 출시가 늦어지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또한 BMW와 벤츠가 1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력 모델인 5시리즈와 E클래스 할인률을 높여 고객들이 몰리자, 경쟁 브랜드인 아우디 입장에선 타격이 컸다. 

◇ 반전 카드는 ‘전기차’

이처럼 침체됐던 아우디와 폭스바겐 분위기를 바꾼 것은 의외로 ‘전기차’다. 지난달의 경우 전기차 화재로 인해 국내에서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며,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줄었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 전기차 판매는 견고한 모습을 보이며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달 Q4 이트론은 253대를 판매하며 아우디 전체 판매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으며 ID.4는 911대로 전체 판매의 63%를 차지했다. 특히 ID.4는 전기차 중에선 테슬라 모델Y(1215대), 모델3(921대)에 이어 전기차 트림별 판매 3위를 차지했고, 내연기관까지 포함해도 전체 판매 4위를 기록하며 높은 성적을 거뒀다.

두 차량의 경우 지난달 전기차 포비아 영향에도 할인 혜택을 강화하며 판매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딜러사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Q4 이트론은 약 1000만~1200만원을 할인했으며, ID.4도 1200만~1300만원 가까이 할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ID.4의 경우 높은 할인율 덕분에 프로모션을 진행한 지 3일여만에 올해 물량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영업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에 ID.4 프로모션을 시작하고 계약이 빠르게 늘었다”라며 “올해 물량이 약 2000대 정도인 것으로 아는데, 다른 딜러사들도 며칠 만에 물량을 다 팔았다고 들었다. 이후 지난달 전기차 화재로 인해 계약이 취소될까 우려했으나, 이탈 고객 없이 판매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Q4 이트론의 경우 올해 2182대를 기록하며 꾸준히 월 평균 270여대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아우디 전체 판매(5534대)의 39.4%를 차지했다.

또한 두 차량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산 배터리 화재 우려에 대한 여파도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