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자산가’ 1만100명, 금융자산 1267조원
부자 총자산 부동산 55.4%‧금융 38.9% 구성
자산 증식 ‘종잣돈’ 평균 7.4억원

/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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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이른바 ‘한국 부자’는 올해 46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9%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 20만8800명, 경기 10만1700명, 부산 2만9200명, 대구 1만9300명, 인천 1만4100명 순이었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 중인 부자는 32만4600명은 한국 부자의 70.4%이고, 서울 내에서는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에 한국 부자의 45.5%가 거주하고 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주식 시장의 긍정적 모멘텀에 따른 금융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전체적인 금융자산 규모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10억~100억원미만의 ‘자산가’는 42만1800명으로 한국 부자의 91.5%, 100억~300억원 미만의 ‘고자산가’는 2만9100명으로 6.3%, 300억원 이상의 ‘초고자산가’는 1만100명으로 2.2%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자산가, 고자산가, 초고자산가 각각 1068조원(37.8%), 491조원(17.4%), 1267조원(44.8%)을 기록했고 부자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각각 25억3000만원, 168억9000만원, 1252억8000만원으로 추정됐다.

한국 부자는 올해 총 2802조원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543조원에서 10.2%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자산 규모가 크게 확대된 배경에는 금리 상승으로 하락한 자산가치가 일부 반등하고, 한국 부자 중 일부는 부동산가격의 하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인식해 부동산 투자를 늘린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55.4%와 금융자산 38.9%로 구성돼 있고 이외 금·보석, 회원권, 예술품 등 기타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비 한국 부자의 부동산자산 비중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소폭 감소(-0.8%p)했고, 금융자산 비중은 주식 시장의 반등으로 소폭 증가(+1.0%p)했다.

지난 1년간 금융 투자에서 수익(32.2%)을 경험한 부자가 손실(8.6%)을 경험한 부자보다 약 4배 많았고, 수익 경험률은 지난해 대비 12.2%p 증가해 대부분의 금융상품에서 손실보다 수익을 경험한 부자가 많았다.

가장 많은 부자가 수익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금융상품은 ‘주식’(‘수익 경험’ 32.5%, ‘손실 경험’ 19.0%)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가 상승 랠리로 인한 실적 호조 속에 ‘주식’ 투자가 올해 금융 투자 전반의 수익 실현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 자산의 경우 ‘거주용 부동산’(25.2%, 전년 대비 +6.7%p)과 ‘거주용 외 부동산’(24.8%, 전년 대비 +7.3%p) 투자에서 모두 지난해 대비 수익을 경험한 사례가 늘었고, 기타자산 중에서는 올해까지 이어진 금값 고공행진 속 금·보석(30.8%) 투자에서 수익 경험이 두드러졌다.

부자가 자산관리를 위해 최근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로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가 지난해와 동일하게 1위로 조사됐고 ‘실물(금·보석) 투자’(34.0%), ‘국내 금융 투자’(30.3%), ‘국내외 경제 동향 정보 수집’(27.3%), ‘세무상담’(22.0%), ‘자산 포트폴리오 상담·조정’(17.3%)의 순이었다. 특히 올해는 ‘실물(금·보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대폭 상승했다.

부자 10명 중 8명(79.0%)은 자산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기대에 못 미치는 투자 수익률’(19.0%)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은 가운데 ‘국내 금융 투자 정보·지식 부족’(15.5%), ‘세금 이슈’(14.8%), ‘부동산 투자 정보·지식 부족’(14.5%)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 부자가 꼽은 단기(향후 1년 내) 유망 투자처 1순위는 ‘주식’(35.5%)이었다. 2순위는 ‘금·보석’(33.5%)으로 전년(3순위) 대비 순위가 상승했고, 반대로 지난해 2순위인 ‘거주용 주택’(32.5%)은 한 단계 하락해 3순위를 차지했다.

부자들은 금융, 부동산 등을 포함한 총자산이 100억원 이상(31.3%)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했다. 부자의 기준으로 ‘총자산 100억원’을 꼽은 부자는 지난해(24.5%)보다 6.8%p 증가했지만, ‘50억원’과 ‘200억원’은 지난해보다 2.7%p, 5.0%p 감소하며 ‘총자산 100억 원’으로 부자들의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현재 자산을 축적한 원천은 ‘사업소득’(32.8%)과 ‘부동산 투자’(26.3%)가 주를 이뤘다. 부자는 자산 증식의 밑천인 ‘종잣돈’으로 평균 7억4000만원을 답했고, 평균 42세에 이 돈을 모았다.

부자가 종잣돈을 마련한 방법 상위 세 가지는 ‘사업 수익’, ‘부동산 투자 수익’, ‘부모 원조·상속 자산’의 순이었다.

한편, 부자의 60.8%가 상속이나 증여를 받은 경험이 있고, 주로 ‘현금·예적금’(53.9%), ‘거주용 부동산’(44.0%), ‘거주용 외 부동산’(35.4%)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는 상속·증여를 받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상속세(37.6%)나 증여세(37.5%) 마련’을 꼽았다. 부자 4명 중 1명은 자녀나 배우자에게 증여했고, 증여자산은 ‘현금·예적금’(54.6%), ‘거주용 부동산’(48.5%)이 많았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현금·예적금보다 주식, 채권, 부동산을 증여했고 특히 ‘총자산 100억원이상’의 부자는 절반 이상이 ‘거주용 부동산’(59.1%)과 ‘거주용 외 부동산’(50.0%)을 증여했다.

한국 부자의 54.3%가 향후 상속·증여 계획이 있었고 상속·증여 대상 자산으로는 ‘현금·예적금’(84.3%), ‘거주용 부동산’(65.4%), ‘거주용 외 부동산’(60.8%)을 고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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