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이 밝혔다…한국시리즈 당시 KIA 더그아웃 난리난 사연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KIA 타이거즈 '안방마님' 김태군이 한국시리즈 2차전 '양현종의 17구 연속 직구 사건'을 되돌아봤다. '대투수' 양현종의 승부수와 그를 믿은 김태군이 만든 명장면이었다.

김태군과 양현종은 18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운동부 둘이 왔어요'에 출연해 김태균과 담소를 나눴다.

KIA는 2024시즌 투,타의 조화로 통합우승을 거뒀다. 가장 분수령이었던 순간은 지난 10월23일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2차전을 하루에 치렀던 날이었다. KIA는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2차전에 임했다.

분위기를 탄 상황. 선발투수도 양현종과 황동재의 맞대결이었기에 KIA쪽으로 기울었다. KIA로서는 양현종의 노련한 투구를 기대했다. 양현종이 자신의 몫만 해준다면 하루에 2승을 가져가면서 우승에 성큼 다가설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양현종은 경기 시작과 함께 직구만 17개 던졌다. 주무기 체인지업부터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커브,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보유했음에도 직구만 뿌려 화제를 모았다. 양현종의 큰 결단은 5.1이닝 2실점(1자책) 호투로 돌아왔고 KIA는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의 발판을 놓았다.

양현종은 당시 경기 후 "(1번타자) 김지찬이 초구에 방망이를 내는 것을 보고 삼성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피할 생각이 없었고 몸을 풀 때부터 힘이 있어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한다면 장타를 맞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양현종의 생각과 달리 김태군은 변화구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균은 양현종에게 "(김)태군이와 호흡 맞출 때 어때?"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양현종과 김태군은 "잘 안 맞는다"고 입을 모았다. '운동부 둘이 왔어요' PD가 한국시리즈 17구 사건에 대해 물어보자, 양현종은 "그것도 잘 안 맞아서 일어난 일"이라며 "(김태군이) 계속 체인지업을 요구했다. 저는 '태군아 아니야'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태군은 "그래서 제가 어떻게 했는지 아느냐? 그냥 '형 마음대로 해보라'는 마음으로 포심을 계속 요구했다"면서 "더그아웃을 한 번 봤더니 난리가 났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것이냐'라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양현종에게 책임을 돌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양현종은 "더그아웃을 보지 않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김태군은 "(양현종과 생각이 다른게) 오히려 효과를 발휘할 때가 있다. 둘이 안 맞으니까 (평소에) 이닝마다 배합이 달랐다"라고 양현종과의 볼배합 의견 충돌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양현종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김태균의 의견을 인정했다.

KIA의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양현종과 김태군. 양현종의 17구 연속 직구는 두 선수의 못말리는 호흡에서부터 시작됐다.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을 만든 양현종과 김태군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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