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여행 사기
동행 여행이 필수적인 몽골 등지 여행객들에게 여행객을 사칭하며 접근해 수백만원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이 알려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 ‘쏘이]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동행 여행이 필수적인 몽골 등지 여행객들에게 여행객을 사칭하며 접근해 수백만원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이 알려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들과 신뢰를 쌓은 뒤 가짜 여행사를 통해 돈을 받으면 잠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는 60만 구독자를 보유한 여행 전문 유튜버 ‘쏘이’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지난 23일 영상을 통해 자신의 지인들도 몽골 여행 준비 중 사기를 당했다며 최근 국내에서 여행객을 상대로 유행하고 있는 신종 사기수법에 대해 소개했다.

피해 사례를 보면, 지인 A씨 등 3명은 몽골 여행을 준비하던 중 네이버 카페를 통해 나머지 동행자 3명을 구하는 과정에서 사기 피해를 당했다. 몽골은 대초원과 사막을 넘나들어야 하는 지리적 특성상 6명이 함께 운전기사와 가이드가 포함된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는 방법이 ‘정석’으로 통한다.

신종 여행 사기
동행 여행이 필수적인 몽골 등지 여행객들에게 여행객을 사칭하며 접근해 수백만원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이 알려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 ‘쏘이’]

사기범들의 수법은 매우 치밀했다. 이들은 여행 동행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A씨 등에게 접근해 오픈채팅방으로 유도했다. 그런 다음 여행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인 분이 다녀오시기도 했고 가이드 분이 사진도 잘 찍어준다”고 특정 여행사를 추천했다.

A씨 등이 다른 여행사의 저렴한 상품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사기범들은 “불법 광고 업체다. 다른 글을 보니 사기 피해도 있다”고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한 번 직접 궁금한 것 문의해보라”며 자신이 추천한 여행사 측의 오픈채팅방 링크를 건넸다.

신종 여행 사기
동행 여행이 필수적인 몽골 등지 여행객들에게 여행객을 사칭하며 접근해 수백만원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이 알려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 ‘쏘이’]

하지만 해당 오픈채팅방은 사기범들이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가짜 여행사 채팅방이었다. 이들은 실제로 여행 패키지 상품이 있는 것처럼 긴 시간에 걸쳐 상담을 했지만 A씨 등이 상품 패키지 대금을 입금하자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피해 금액은 288만원이었다.

유튜버 쏘이는 “저도 몽골에 다녀왔지만 사기범들이 몽골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는 느낌이 들 정도로 되게 자세하게 상담을 한다”며 “너무 소름 돋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기를 어떻게 이렇게 정성스럽게 칠 수가 있나 하고 깜짝 놀랐다”며 “제가 문의를 해도 깜빡 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여러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여행객을 노린 사기가 다수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 피해를 당했다는 한 네티즌은 “같은 사람한테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며 “사기범 지인이 여행사에서 일해서 싸게 예약할 수 있다고 그러다가 사기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약 확정하고 예약 내역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 이후로 연락 텀이 늦어지면서 잠수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미국 여행 준비 중 사기꾼을 만났다며 “본인 삼촌이 여행사에 근무한다며 제휴 호텔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 본인이 호텔 예약을 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해당 사기범은 호텔 확정서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뒤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선 사기 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에서 판매자의 계좌번호나 휴대전화번호를 조회해 사기 피해 이력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해당 여행사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여행사는 법령에 따라 관할 시군구청에 등록을 한 뒤 운영하게 돼 있다”며 “여행사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시군구청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낯선 이와 거래하기 전에는 신분을 철저히 확인하는 등 사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 신종 사기는 범죄 입증이 쉽지 않고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 보전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병호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상대방 신분이 확인이 안된 상태에서는 입금을 하지 않아야 한다. 편리함을 원할 게 아니라 실제 전화를 해보는 등 확인을 하는 조심성이 필요하다”며 여행 계획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우선시해 신중하게 거래할 것을 조언했다.

송 교수는 이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경찰에 사기 사건이 몰려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만약 범죄가 입증이 돼 범죄자를 잡았더라도 범죄 수익금을 이미 다른 곳에 유용했거나 빼돌린 경우에는 피해 보상이 어렵다”고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