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용현파’ 육사 작전라인 보도 반박

‘책임있는 보도’·‘필요한 조치’ 거론 반발

국군의날 경축연 축하 떡케이크 커팅
합참은 26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범용현파’가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명분을 쌓으려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에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월 1일 국군의날 경축연에서 축하 떡케이크를 자를 때 함께 한 김 전 장관(왼쪽 세번째)과 김명수 합참의장(오른쪽) [뉴시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군은 12·3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명분을 쌓으려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범용현파’가 북한 오물풍선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경내에 떨어진 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예하부대에서 수차례에 걸쳐 대북 포사격을 준비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음해성 내용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정확한 사실 확인 후 책임 있는 보도를 해주기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참은 “예하부대에서 수차례에 걸쳐 발사 직전까지 대북 포사격을 준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군은 적 도발에 즉각적으로 대응사격할 화력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오물·쓰레기 풍선 상황에서 합참과 예하부대는 절차에 따라 상황을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김명수 합참의장이 망설이면서 실제 포격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허다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군은 오물·쓰레기 풍선 상황에서 실제 포격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합참은 김 전 장관이 대북 포사격 작전 지휘라인에 강호필 지작사령관을 비롯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 안찬명 합참 작전부장, 정상진 합참 합동작전과장으로 이어지는 육사라인을 의도적으로 배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군에 사조직은 없다”며 “군 인사는 전문성과 능력을 고려해 시행한다고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승오 작전본부장이 이른바 ‘북풍작전’의 핵심으로 북한 오물풍선에 강경대응하자고 주장하고, 안 작전부장과 정 합동작전과정에게 원점 타격 대응을 교육했다는 데 대해서도 “북풍 작전은 없었으므로 이 본부장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합참은 그러면서 “지작사령관과 작전본부장 등을 근거없이 거론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면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적 도발에 대한 대비는 군의 존재이유이자, 가장 기본적인 임무”라며 “군사대비태세 차원의 활동을 본래의 취지대로 보도해주면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항상 즉각 대응할 태세가 돼있고 명령만 내리면 바로 쏠 수 있는데 사격 직전까지 갔다는 의미는 무엇이냐”며 “만약 바로 ‘쏴’하면 포진지를 점령하고 포탄도 개봉해 장전을 하든 대기해야할텐데 그런 단계를 가본 적이 없다. 실제 사격을 준비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김 의장이 망설이면서 실제 사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표현은 아주 무책임한 표현”이라며 “실제 사격할, 검토할 상황이 없었는데 의장이 결정을 못해 상황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 확인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보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우리 군이 북한의 국지도발을 유도해 12·3 비상계엄의 명분으로 삼으려한 의혹이 있다며 지난 10월 북한의 오물풍선이 대통령실 경내에 떨어진 뒤 지작사 예하부대에서 수차례에 걸쳐 발사 직전까지 대북 포사격을 준비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이 특정 언론보도와 관련해 ‘강력한 유감’, ‘정확한 사실 확인’, ‘책임 있는 보도’, ‘아주 무책임한 표현’, 심각한 명예훼손’, ‘필요한 조치 검토’ 등 표현을 동원해가며 반박한 것은 대북 경고성명에서나 볼법한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비상계엄 ‘설계자’로 지목받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메모를 확인하고 실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이 있었는지 등을 파악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