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격리실 침대에 장시간 묶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정신병원에 대해 2억 원대 배상금을 유족에게 지급하라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피해자 유족과 병원 측이 동시 항소했다. 해당 재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이 운영하는 부천W진병원에서 일어난 사망사고와 비슷해 유족들이 양재웅과 병원을 상대로 고발한 소송에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8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춘천예현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윤영의료재단은 이달 6일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문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로 정해진 민사소송 항소기간의 마지막 날 항소장을 낸 것이다.
앞서 서울북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창열)는 지난 11월 21일 서울북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창열)는 춘천예현병원 격리실에서 251시간 50분 동안 손과 발, 가슴 등 5포인트 강박을 당한 채 숨진 김 모 씨의 유족이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윤영의료재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액은 2억2641만 원이다.
이에 유족은 항소하며 "병원 쪽은 사람을 그렇게 오래 묶어놓고 숨지게 하고서 항소까지 하다니 반성이 전혀 없다. 항소심에서 병원의 불의가 모두 밝혀진 판결문이 남았으면 좋겠다. 진실과 정의의 판례만큼 다른 피해자를 예방하는 것은 없다"라며 주장했다.
올해 4월 유족은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 등으로 피해자가 숨졌다며 병원 운영 책임을 지닌 운영의료재단을 상대로 5억25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 26일에는 양재웅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30대 여성 환자 A씨가 숨지는 의료 사고가 일어났다는 의혹이 일었다. A씨는 해당 병원에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하기 전날인 지난 5월 26일 저녁부터 격리실에 갇혔던 A씨는 복통을 호소하며 나가게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적절한 구호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오히려 2시간 동안 손과 발, 가슴 등을 당했다. 이후 배가 부푼 상태에서 코피를 흘리자 강박에서 풀려났지만 결국 격리실에 방치된 채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됐다. 피해자는 첫날부터 급성 조현병 또는 양극성 장애 조증에 준하는 약물과 주사제를 투약 받아 과도한 진정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가족은 양재웅 등 의료진 6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양재웅은 지난 10월 23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이하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재웅은 계속해서 즉답을 피하는 태도를 보여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족이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과실을 인정하는지 계속해서 질문하자 양재웅은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부인했다.
게다가 양 원장은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는지 질문하자 "아직 만나지 못 했다"라고 아직도 유족에서 사과하지 않은 점을 언급했다. 특히 국감 질문 대부분에서 양재웅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마지막으로 서 의원이 유족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양재웅은 "안전하게 회복시키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에 양재웅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액 대부분이 인정될지 관할 기관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
서승아 기자 : reporter@topsta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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