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로고. /조선일보 DB
울산 울주경찰서는 11일 피해자들을 속여 대출을 받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8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피해자 40대 B씨로부터 이 같은 규모의 현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같은 동네에서 10년여간 알고 지내던 친구 사이다. B씨는 장애등급을 받진 못했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와 그의 모친(60대)이 지적장애가 있어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경제적으로는 부유한 점을 노려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A씨는 내연관계에 있는 불법 대부업자 C씨와 짜고 “중국에서 사채가 발생해 돈을 갚지 않으면 집에 빨간딱지가 붙는다. 수수료를 내라”고 모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에 속은 모녀는 C씨를 통해 대출을 받았고, 이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A씨에게 건넸다고 한다. A씨는 또 통장을 정리해주겠다며 B씨 모녀 명의의 통장을 받아 직접 돈을 인출하거나, 카드를 만들어 자신이 사용하면서 돈을 가로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런 식으로 A씨는 2년 3개월간 126회에 걸쳐 모녀로부터 약 8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A씨는 B씨에게 백화점에서 명품가방을 사달라고 하는 등 12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8월30일 B씨의 부친으로부터 피해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접수해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B씨가 정확한 피해 금액을 기억하지 못하자 계좌 추적과 통화 내역 분석, 방범카메라(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피해 금액을 파악했다고 한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가로챈 돈 5억 7000만원가량을 남편 계좌에 송금해 숨긴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범행 때 사용한 휴대전화와 노트북, 또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명품가방 등을 압수했다. 30여 개에 달하는 A씨 계좌를 확보해 자세한 범행 과정도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 돈을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데 썼다고 한다. A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공범 C씨를 각각 구속, 불구속 송치했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확인 중이며,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몰수보전 신청을 할 예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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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김준호 기자 horang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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