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 주체가 피의자 별로 교통정리가 되고 있다. 그동안 검찰, 경찰과 공수처가 경쟁적으로 수사를 벌이면서 어느 기관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지, 향후 기소와 재판 과정에 법적 문제가 없는지 등이 논란이 돼 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검찰은 군 지휘부 수사로 교통정리
18일 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의 내란 혐의 사건을 검찰에서 이첩받았다. 계엄 선포와 해제의 최종 결정권자인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공수처가 담당하게 된 것이다. 애초 공수처는 검찰이 진행 중인 내란 혐의 사건 수사 전체를 이첩받으려고 했지만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수사만 넘겨받고 다른 피의자 수사에 대해서는 이첩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군(軍) 지휘부 수사를 계속하게 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지난 10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14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16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16일)과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17일)이 차례로 검찰에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도 18일 경찰이 체포해 공수처에 이첩했다. 앞서 경찰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도 긴급 체포한 뒤 구속 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법조계 “앞으로 갈 길 멀고 험할 것”
내란 혐의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공수처 간에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내란 혐의 우두머리로 지목되고 있는 윤 대통령 조사 문제가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7일 “내란죄는 일고의 동의도 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 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공수처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를 공수처에 넘겨버린 것이다.
한 법조인은 “공수처가 갈 길이 멀고 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처장, 차장을 포함해 검사 25명이 정원인데 지금 재직 중인 검사는 11명에 불과하다. 수사 인력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 공수처는 검찰에 비하면 대형 사건 수사 경험과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른 법조인은 “윤 대통령이 계속 출석을 거부하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데려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 인력과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공수처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검찰이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를 계속 붙잡고 있다가 윤 대통령 측이 혐의 부인 및 출석 거부 취지를 밝힌 다음 날에 공수처에 이첩했다”면서 “이제 검찰은 ‘검사 선배인 윤 대통령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로부터 자유롭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싸움에서 공수처보다 한발 앞서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조지호 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을 직접 수사하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찰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경찰이 공수처와 공조수사본부를 꾸렸지만 경찰의 넘버1과 넘버2를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는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검·경·공수처의 수사 결과가 서로 모순될 경우 향후 기소와 재판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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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승 기자 nalhs@chosunbiz.com
오동운 공수처장(왼쪽)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 진상규명을 위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등에 관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뉴스1
18일 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의 내란 혐의 사건을 검찰에서 이첩받았다. 계엄 선포와 해제의 최종 결정권자인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공수처가 담당하게 된 것이다. 애초 공수처는 검찰이 진행 중인 내란 혐의 사건 수사 전체를 이첩받으려고 했지만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수사만 넘겨받고 다른 피의자 수사에 대해서는 이첩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군(軍) 지휘부 수사를 계속하게 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지난 10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14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16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16일)과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17일)이 차례로 검찰에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도 18일 경찰이 체포해 공수처에 이첩했다. 앞서 경찰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도 긴급 체포한 뒤 구속 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법조계 “앞으로 갈 길 멀고 험할 것”
내란 혐의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공수처 간에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내란 혐의 우두머리로 지목되고 있는 윤 대통령 조사 문제가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7일 “내란죄는 일고의 동의도 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 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공수처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를 공수처에 넘겨버린 것이다.
한 법조인은 “공수처가 갈 길이 멀고 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처장, 차장을 포함해 검사 25명이 정원인데 지금 재직 중인 검사는 11명에 불과하다. 수사 인력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 공수처는 검찰에 비하면 대형 사건 수사 경험과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른 법조인은 “윤 대통령이 계속 출석을 거부하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데려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 인력과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공수처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검찰이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를 계속 붙잡고 있다가 윤 대통령 측이 혐의 부인 및 출석 거부 취지를 밝힌 다음 날에 공수처에 이첩했다”면서 “이제 검찰은 ‘검사 선배인 윤 대통령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로부터 자유롭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싸움에서 공수처보다 한발 앞서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조지호 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을 직접 수사하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찰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경찰이 공수처와 공조수사본부를 꾸렸지만 경찰의 넘버1과 넘버2를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는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검·경·공수처의 수사 결과가 서로 모순될 경우 향후 기소와 재판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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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승 기자 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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