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구속됐다.
신영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노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노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출석 진술을 포기해 법원은 기존 수사 기록과 증거 자료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및 정보사령부 관계자들과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내란사태 이틀 전인 지난 1일에는 국군 정보사령부 간부 3명과 경기도 안산의 햄버거 가게에서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 등 계엄 관련 작전을 모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당시 동석했던 정보사령부 소속 정아무개 대령은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조사에서 “지난 1일 경기 안산 상록수역 부근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이 문상호 정보사령관에게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관위 장악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정보사령부 계엄 모의가 11월 중순께부터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다. 정 대령은 경찰 특수단 조사에서 “11월 중순께 문 사령관이 공작 잘하는 인원 15명 명단을 보고하라고 지시해서, 대북 공작을 정말 잘하는 인원, 어학능력을 갖춘 인원으로 선발해 지난달 22일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대령 쪽은 지난달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부정선거 관련 유튜브 영상’을 요약해 예비역 장성 교육 자료를 만들어달라는 지시를 받고 이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사령관을 지낸 예비역으로, 육군사관학교 3기수 선배인 김 전 국방부 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계엄 포고령 초안을 작성하고 계엄군의 선관위 장악 등을 주도한 ‘배후 기획자’라고 주장해왔다. 경찰 특수단은 지난 15일 노 전 사령관을 긴급체포해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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