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 정도면 내년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불릴 만하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크리스마스 전 리그 10골-10도움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썼다.
리버풀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6-3 대승을 거뒀다. 12승3무1패, 승점 39가 된 리버풀은 2위 첼시보다 1경기 덜 치르고도 4점 앞선 단독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살라는 이날 2골과 2개의 도움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살라는 2-1로 앞서던 전반 추가시간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의 쐐기골을 도왔다.
살라는 후반 초반 멀티골을 쓸어담으며 토트넘을 완전히 짓밟았다. 후반 9분 역습 상황에서 코디 학포의 슈팅이 수비 맞고 흐르자 세컨드볼을 여유롭게 밀어넣었다. 후반 15분에는 어시스트를 줬던 소보슬러이의 패스를 받아 자신의 경기 두 번째 골을 작성, 5-1까지 격차를 벌렸다.
이후 토트넘이 데얀 쿨루세브스키, 도미니크 솔란케의 골로 5-3까지 따라붙자 살라가 다시 한번 나섰다. 후반 40분 루이스 디아스에게 패스를 건넸고, 디아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살라의 원맨쇼에 힘입어 리버풀은 6-3 기록적인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서 4개의 공격 포인트를 추가한 살라는 이번 시즌 리그 15골 11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시즌 절반이 지나기도 전에 벌써 총 26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득점왕과 도움왕 동시 석권도 가능한 수치다.
놀라운 건 크리스마스 이전 10-10을 달성한 게 살라가 최초라는 점이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살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크리스마스 전에 10골 10도움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이대로라면 2002-2003시즌 티에리 앙리(당시 아스널)가 기록했던 24골-20도움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단일 시즌 20골 20도움 이상을 기록한 건 아스널 '킹' 앙리가 유일하다. 살라가 이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현지 평가도 좋았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10점 만점에 10점을 주면서 "전반전부터 토트넘 수비를 뚫고 춤을 췄다. 소보슬러이 득점 장면에서 좋은 시야를 보였고, 디아스의 마지막 골도 도왔다. 2골도 더 추가해 모든 대회에서 18골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골닷컴은 "크리스마스에 이집트 파라오가 군림했다. 기록을 경신한 살라가 토트넘을 찢어발겼다. 살라에게서 모든 걸 봤다고 생각하겠지만 살라는 걸작을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전에 골과 어시스트를 두 자릿수로 만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의 선수가 됐다. 놀라운 선수이자 현대 축구의 레전드"라며 10점 만점을 부여했다.
살라는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살라의 활약에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며 맨체스터 시티의 5연패를 저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6전 전승을 달려 일찌감치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다.
리그컵에서도 준결승에 올랐고, FA컵 우승도 노리고 있다. 이번 시즌 최대 쿼드러플(4관왕)이 가능하다.
살라가 지금 활약을 이어가 리버풀에 여러 개의 우승컵을 안겨준다면 2024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살라와 대적할 만한 경쟁자들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23 발롱도르를 수상한 로드리는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고, 2위 비니시우스 역시 부상으로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맨시티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은 무득점 경기가 길어지고 있다.
다른 리그로 눈을 돌려봐도 경쟁자가 마땅치 않다. 라리가 득점 1위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 최근 부진한 경기력에 소속팀 바르셀로나도 고꾸라지고 있어 경쟁에서 조금 밀려난 모양새다.
동갑내기 손흥민과 달리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커리어 첫 발롱도르 수상이라는 대업을 이룰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