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차기 대선 구도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통해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이는 내년 상반기 대선 가능성을 높이며 여야를 막론한 대권 경쟁 구도를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여권은 윤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대권 경쟁을 펼쳐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 탄핵 책임에서 자유로운 후보가 없다"며, 이로 인해 경쟁력 있는 후보 발굴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며 주목받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62.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대표로 선출됐고,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여권 정치인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는 탄핵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보수층 일부의 반감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윤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한 대표의 언행은 영남권과 친윤계 중진 의원들로부터 냉소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 대표의 중도층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보수 진영 내부에서의 지지 확보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내 주류의 지지를 등에 업은 대항마로 부각되고 있다. 오 시장은 탄핵 사태 초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으나, 이후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홍 시장은 끝까지 탄핵에 반대하며 한동훈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방식으로 보수층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그리고 개혁신당의 이준석 의원 등 중도 확장을 강조하는 인물들도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탄핵안 가결] 파면 결정시 60일 이내 대선…국힘 한동훈·오세훈·홍준표 vs민주 이재명·김동연·김경수 차기 대권 구도](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ts/2024/12/14/15582118_1466017_5024.jpg)
한편, 야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계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당내 친명계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조기 대선 준비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0월 '집권플랜본부'를 구성하며 국정 비전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돌입했고, 이는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대선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 민생과 경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 행보를 강화하며 중도층을 겨냥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결정과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유연한 접근은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우클릭 행보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독주 체제는 동시에 당내 견제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권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모습은 자칫 오만한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며 당내 반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직면한 사법 리스크는 그의 대권 가도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인 그는 향후 2심 판결 결과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재명 대표의 독주가 약화될 경우, 비명계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이른바 '비명 3김'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김동연 지사는 친문계와 비명계를 아우르며 조직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였던 김부겸 전 총리와 친문계 핵심으로 평가받는 김경수 전 지사도 각자의 정치적 자산을 바탕으로 비명계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모두가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향후 정치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의 정국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가 차기 대권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명수 기자 : reporter@topsta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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