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25년 째 온정…누적 10억 넘어

데일리한국 원문 기사전송 2024-12-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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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주=데일리한국 최수학 기자]해마다연말이면 성금을 놓고 사라지는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2000년부터 시작한 천사의 선행은 올해로 25년째다. 20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6분께 노송동주민센터에 익명의 전화가 와서"기자촌 음식점 맞은편 탑차 아래에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고 말하고 끊었다.

주민센터 공무원은 현장에서 A4 복사 용지 박스 안에 담긴 현금다발과 돼지저금통,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상자에 담긴 성금은 오만 원권 묶음 8,000만 원 등 8,003만8,850원이다.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누적 성금은 모두 10억4,483만6,520원에 달한다.

2019년에는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6,000여만 원의 성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천사의 선행은 이어졌다.

시는 천사의 뜻에 따라 성금을 노송동 지역의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쓸 예정이다.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성탄절 전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씩을 놓고 가면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린다.

채월선 노송동장은 "한해도 빠짐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 얼굴없는 천사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천사의 바람대로 나눔의 선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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