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반도체·통신·원자력 등 기술 수준을 분석하기 위한 글로벌 연구개발(R&D) 전략지도가 제작됐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심화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반도체·통신·원자력 수준 한눈에…국가전략기술 '글로벌 R&D 지도' 나왔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글로벌 연구개발(R&D) 특별위원회 제4차 회의를 열고 주요 기술 분야에 대한 ‘글로벌 R&D 전략지도안’을 심의했다.

전략지도는 논문과 특허를 바탕으로 기술 수준 상위 10여 개 국가를 선정한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와 한국 기술 경쟁력을 기준으로 협력 유형을 구분해 국가별 협력 전략을 제시한 ‘기술 유형별 협력전략 지도’로 구성됐다.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차세대통신, 사이버보안, 차세대원자력, 첨단로봇·제조, 우주항공·해양, 첨단모빌리티와 17대 탄소중립기술 중 에너지통합시스템, 제로에너지 건물, 탄소중립 선박, 친환경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산업일반, 환경 분야에 대한 전략지도다.

반도체·통신·원자력 수준 한눈에…국가전략기술 '글로벌 R&D 지도' 나왔다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은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 3위,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 3위, 첨단패키징 5위, 전력반도체 5위, 차세대 고성능 센서 5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3위로 파악됐다.

기술 유형별 협력전략 지도에서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는 시장 주도형 협력,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는 신기술 확보형이자 신기술 확산형으로 분류했다. 첨단패키징, 전력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는 추격형 협력으로 분류했다. 반도체는 미국, 영국, 대만, 네덜란드와의 협력 전략이 제시됐다.

반도체·통신·원자력 수준 한눈에…국가전략기술 '글로벌 R&D 지도' 나왔다
산업계 디지털전환(DX)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통신 분야도 비중 있게 다뤘다.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에 따르면 한국은 5G 고도화 및 6G 3위, 오픈랜 3위, 고효율 통신부품 3위, 위성통신 5위 수준으로 파악됐다. 기술 유형별 협력전략 지도에서 5G 고도화는 주도형 협력, 6G 및 오픈랜 분야는 신기술 확산형 협력, 고효율 통신부품 및 위성통신은 신기술 확보형 협력으로 분류됐다.

생성형 AI 시대를 앞두고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사이버보안도 언급됐다.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에서 한국은 데이터·AI 보안 3위, 디지털 취약점 분석·대응 6위, 네트워크·클라우드 보안 3위, 산업·가상융합 보안 6위 수준으로 파악됐다.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로 인해 전기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차세대 원자력 분야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선진원자력시스템 및 폐기물 관리 2가지 세부 기술로 나눠 수립됐다.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에 따르면 한국은 SMR 3위, 선진원자력시스템 및 폐기물 관리 6위 수준으로 파악됐다.

특위는 내년 미주 4곳, 유럽 2곳, 아시아 2곳에 글로벌 전략거점센터를 지정한다는 내용의 ‘과기정통부 글로벌 전략거점센터 운영방안’도 심의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마련될 유럽 전략거점센터에는 ‘호라이즌 유럽 프로젝트’ 관련 산학연 연구자 자문을 위한 ‘글로벌 R&D 헬프데스크’를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미래 과학기술과 산업 역량 확보를 위한 국제협력 R&D 강화는 필수”라며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해 글로벌 R&D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